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켄 로스(사진) 미네르바스쿨 아시아태평양 총괄 이사는 “미네르바대 정원 중 80%는 외국인이고 한국인 학생도 일부 있다”며 “SAT 대신 에세이와 면접 전형만 있는 만큼 자기 주도적이고 협업 능력이 있는 학생이라면 적극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교보다 들어가기 힘든 입학 경쟁률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미네르바스쿨은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힌다. 2016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총 1만6,000여명의 학생들이 지원해 약 150명이 입학, 일반적으로 5% 수준인 아이비리그보다 훨씬 낮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미네르바스쿨은 기존 대학과 모든 면에서 다르다. 학생들은 별도의 캠퍼스 없이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다. 대신 학생들은 학기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한다. 가령 1학년 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그 후로는 영국·독일·아르헨티나 등을 돌아다니며 현지에서 봉사활동, 산학협력, 지방자치단체 및 비정부기구(NGO)와 공동 과제 수행 등을 경험한다. 한국 역시 아시아권을 대표해 글로벌 캠퍼스 중 1곳으로 선정됐다.
켄 이사는 “서울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매우 독특하면서 치안, 정보기술(IT) 서비스 등 거주 환경도 뛰어나 전 세계 학생들이 머무르며 공부하기에 좋은 도시”라며 “당장 올가을에 한 학기 동안 약 280명의 학생들이 서울을 방문해 머무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미네르바스쿨은 기존 대학처럼 지식 전달이 아닌 지혜를 길러주는 교육을 지향한다. 대표적으로 자체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과 교수는 실시간 토론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며 교수들은 1대1 면담을 강화해 맞춤형 상담에 주력한다.
교수진 역시 뛰어나다. 하버드대 사회과학부 학장을 지낸 스티븐 코슬린, 인공지능 분야 석학 에릭 보나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과학정책자문위원인 비키 챈들러 등 유명세를 자랑하는 교수들도 적지 않다. 현재는 사회과학과·계산과학과·자연과학과·예술인문학과·비즈니스학과 등이 있다. 등록금은 1년에 약 1만달러 정도로 미국 평균 등록금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수업 평가 방식 역시 확연히 다르다. 교수들은 학생들과 함께했던 수업의 녹화 영상을 반복해 보며 평소 발표, 과제, 프로젝트 수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다. 켄 이사는 “학생들을 등급화해 등수를 매기는 방식은 미국의 전통 대학들도 이제는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켄 이사는 “많은 대학이 1900년대 교육 방식에 여전히 갇혀 커리큘럼과 학과 체제는 조금도 바꾸지 않은 채 사업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대학은 급변하는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지식을 활용해 세상을 넓게 보는 법, 글로벌 리더십과 시민 의식, 변화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훈련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