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 살펴보니] 文 대세론-安 대안론 팽팽

"확실한 사람 밀어줘야지예..무조건 문재인"
"5060은 모조리 반문..안철수에 몰표갈 것"

“확실한 사람 밀어줘야지예. 무조건 문재인 후보 찍을랍니다.”

“5060은 모조리 다 ‘반문(反文)’입니더. 안철수 후보한테 몰표 갈 낍니다.”

부산경남(PK)은 영남권에서 비교적 야권 성향이 짙은 지역이다. 이번 대선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부산의 ‘야도(野道) 성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5일 부산에서 만난 시민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대세론’과 ‘안철수 대안론’이 팽팽히 맞부딪히고 있었다. 정통 보수정당에 한 표를 던지겠다는 유권자는 두어 시간 발품을 팔아도 한두 명 만날까 말까였다.


40대 회사원인 김정환 씨는 “기회가 될 때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는다”며 “문 후보는 ‘노무현 정치’의 확실한 계승자인 동시에 두 번의 대선을 거치며 자격 검증이 끝난 유일한 대선주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될 사람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년층 이하에서는 문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컸다.

하지만 장년층 이상에서는 반문(反文) 정서가 생각 이상으로 강력했다. 택시기사인 강창범 씨는 “우리 아들은 문 후보를 찍으라고 난리인데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문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말의 무게감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 씨는 “안 후보를 지켜보고 있는데 안 후보가 부산 민심을 확 끌어안으려면 호남만 싸고도는 듯한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부산 부전시장 앞에서 커피를 파는 박모 씨는 “나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던진 보수층”이라며 “이번에는 안 후보한테 눈길이 간다. 요새 보니 말도 시원시원하게 잘 하더라”라고 칭찬했다. 박 씨는 “나는 보수지만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한테는 아무 관심이 없다. 한 마디로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폄훼했다.

‘문재인 대세론’에서 ‘안철수 대안론’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듯한 민심의 추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3월 4주차 한국갤럽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41%였던 문 후보의 지지율은 3월 5주차에는 38%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안 후보의 지지율은 5%에서 14%로 뛰어 올랐다.

부산 지역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후 기자와 만난 한 여성 당원은 “홍 후보든 유승민 후보든 보수 진영은 풍비박산 났다. 희망이 안 보인다”고 푸념했다. /부산=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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