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 공습은 주변국 침공 행위"

"국제법 규정 위반" 강력 반발
러시아, 알아사드 정권 지원
美와 관계 급속 냉각 분위기

미국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포터’가 7일(현지시간) 지중해 동부해역에서 시리아 공군기지를 향해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과 관련해 “주권국에 대한 침공”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유화 분위기를 조성해 온 미러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7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억지로 만들어낸 구실로 이뤄진, 국제법 규정을 위반하는 주권국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과 반대로 정부군을 이끄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페스코프는 또 “시리아군은 화학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시리아군이 보유한 화학무기 전부를 폐기했다는 사실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하기 위해 공습에 나섰다는 설명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는 “푸틴 대통령의 견해로는 (시리아 정부군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러시아와 시리아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의 공격이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를 단결시키기보다 테러리즘과의 전쟁과 악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한 국제적 연대 구축에 심각한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 같은 러시아의 반응은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협력을 약속한 미러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 간 대테러 공조가 “태어나기도 전에 끝장났다”며 “러시아의 크루즈미사일은 테러리스트들을 향하는데 미국의 미사일은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시리아 정부군을 겨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