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징자 트럼프, 시리아 공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 단행

"민간인 학살 종식" 취임 후 첫 군사명령
중동 정책 변화 신호탄 분석 속
中 등 주변국에 '美의 힘' 각인시켜
국제 정세에 큰 파장 몰아칠 듯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72명의 민간인을 숨지게 한 화학무기 살포 공격의 배후로 의심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응징하기 위해 미국이 미사일 표적 공격을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내린 첫 군사명령이다. 이번 공격이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대외문제 개입을 줄이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정책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지만 외신들은 일단 중국 등 주변국들에 미국의 행동력을 보여주려는 노림수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치명적인 신경가스를 사용해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며 “화학무기 공격이 시작된 곳을 중심으로 토마호크 미사일을 통한 정밀 타격을 미군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력대응이 “시리아의 민간인 학살을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지중해 동부에 있는 해군 구축함 포터함과 고스함에서 시리아의 알샤이라트 공군기지로 약 60~70발의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이용하는 알샤이라트 공군비행장은 지난 4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의 칼셰이칸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을 한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이다. 당시 공격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국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퇴치를 빌미로 2014년 9월부터 시리아 내전에 관여해왔다. 하지만 주로 시리아 반군 지원과 연합군을 통한 공습 등으로 역할을 한정하며 독자적인 개입은 삼가왔다.

하지만 알아사드 정권의 비인도적인 화학 공격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에 강조해온 대외 불개입 원칙을 깨고 시리아 정부군에 첫 독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물론 향후 국제정세에 큰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에서 벌어진 군사행동이 정책이나 태도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해 이번 공격이 근본적 태세 전환이라기보다 주변국들을 향한 ‘보여주기’ 행보라는 쪽에 힘을 실어줬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또는 행위주체가 약속을 어기고 선을 넘었을 때 행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도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주요 이벤트를 맞아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강력히 전달하기 위한 포석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렸다.

한편 미국의 공격을 받은 알샤이라트 공군기지가 위치한 홈스의 탈랄 바르자니 주지사는 이날 시리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미사일 발사는 침략행위”라며 “이날 공격으로는 시리아 정부의 대테러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리아 반군은 성명을 통해 미군을 환영한다면서 “시리아군의 공군력을 위축시키는 더 많은 공격을 원한다”고 밝혔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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