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실물 크기의 옛 고래 해체장이 재현돼 있다. /서울경제DB
울산을 대표하는 ‘고래축제’를 앞두고 불법 고래 포획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축제를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법 고래 포획 사건이 발생하면서 축제를 둘러싼 잡음이 재연되는 모양새다.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약 2년간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 23억원 어치를 불법으로 유통하고 판매해 온 일당 3명을 지난달 말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 범인 가운데 2명은 2년 전에도 똑같은 범행을 저지른 적이 있고 고래고기를 보관·운반하는 과정이 매우 비위생적이었다. 아직 포획범은 잡히지 않은 상황으로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에도 고래축제 개막을 하루 앞두고 밍크고래 불법 포획 유통업자와 식당업주 등 6명을 붙잡았다. 밍크고래 27톤으로 시가 40억원 상당이었다.
불법 고래 포획이 끊이지 않는 것은 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림)이나 좌초(죽거나 다쳐 바다에 떠다님) 등 정상적인 밍크고래만으로는 고래고기 수요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밍크고래 1마리는 크기에 따라 3,000만~6,000만원에 거래돼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밍크고래 불법 포획 유통조직은 임무를 분담해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며 “포획 후 선박을 세척하고 입항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이 이뤄져 추적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축제를 주관하는 남구와 고래문화재단은 2015년부터 축제 장소를 장생포 일대로 일원화하면서 먹거리 장터에서 고래고기를 없앴다. 불법 포획 근절을 위한 결정이라기 보다는 축제가 열리는 장생포 일대에 고래고기 전문식당이 밀집해 있어 따로 팔 이유가 없어서이기도 했다. 특히 2월 마리당 1억원에 들여온 돌고래 가운데 1마리가 폐사하면서 비난이 크게 일기도 했다. 2009년 개관한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현재까지 돌고래 6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축제에 앞서 “울산은 고래 보존을 위해 힘써야 하며 고래고기 식문화 근절로 사람뿐 아니라 고래도 함께 행복한 고래축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올해도 축제를 앞두고 남구청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