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FANG과 BAT의 합계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무려 2,950억달러(약 335조원) 불어난 1조7,884억달러(약 2,031조원)에 달했다. FANG는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 등 미 4개 IT 기업을, BAT는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3개 중국 기업을 일컫는다.
아마존은 지난해 세계 시총 6위였지만 올 들어 애플과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4위로 껑충 뛰었다. 중국 인터넷 거인 텐센트는 5일 미국 웰스파고은행을 제치고 세계 시총 10위에 중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美 경기 긍정적 전망 이어지고
IT업종 규제완화 기대감 커져
대표 기술주들이 올 들어 연일 시가총액을 불리며 선전하는 것은 IT 업종의 밝은 성장전망으로 투자자들의 높은 선호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주들은 지난해 대선 직후 트럼프 당선자의 이민정책이 해외 고급 기술인력의 유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평가 속에 내림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IT 업종 규제 완화를 시사한 뒤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특히 미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속되고 ‘트럼프랠리’가 이어지면서 대표적 성장업종인 IT 분야로 수혜가 집중되고 있다. 미 경기가 안정세를 띨수록 유망 산업인 FANG과 BAT 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이들 IT 종목의 강세는 전체 주가지수를 끌어올리는 데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기술주의 앞날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종목이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오른데다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에 제동이 걸릴 경우 실망 매물이 출현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점증하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도 소매업종 위주인 중국 기술주의 상승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했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