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파인에비뉴 건물. /사진제공=네이버지도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 체제의 핵심 사업부인 ‘인공지능(AI) 사업단’이 서울 을지로 파인에비뉴 건물에 10일 둥지를 튼다. SK텔레콤은 파인에비뉴를 베이스캠프 삼아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국내 AI 시장 주도권을 쥐고 이후 아마존·구글과 경쟁할 신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9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출범한 SK텔레콤 AI사업단은 을지로 T타워에서 근처에 있는 파인에비뉴 건물 17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기존에는 플랫폼사업부문이 파인에비뉴 건물을 썼다. 그러나 조직개편 후 관련 사업단이 해체되면서 AI사업단이 입주하게 됐다. 플랫폼 사업부문과 관련한 인력 대부분은 AI사업단으로 흡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AI사업단의 이전은 현재 T타워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I사업단은 1본부와 2본부로 구성돼 있고 관련 인력만 15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설 사업부 때문에 기존 사업부서를 내보낼 수는 없다 보니 AI사업단이 파인에비뉴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AI사업단은 SK텔레콤뿐 아니라 SK그룹의 미래 먹거리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선봉은 ‘누구(NUGU)’다. 대부분은 지난해 9월 출시된 SK텔레콤의 AI 기반 스피커를 ‘누구’로 알고 있지만, 사업단 내부에서는 관련 스피커는 제품번호로 부르고 AI 서비스 자체를 ‘누구’라 지칭하고 있다. 하나의 제품이자 서비스이며 플랫폼인 셈이다.
SK텔레콤은 누구를 가정용 사물인터넷(IoT)을 제어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사업자인 아마존이나 구글과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얼마 전 누구를 ‘11번가’와 연동하는 등 음악감상 같은 홈 엔터테인먼트 외에 전자상거래 서비스로까지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손잡고 고화질(HD)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이 한창인 ‘티맵’은 물론 오는 2020년께 선보일 자율주행차 서비스에도 누구를 탑재해 자동차 내 ‘음성비서’ 역할도 맡길 계획이다. 누구를 통해 생성된 음성 관련 빅데이터는 그룹사인 SK C&C가 관리한다.
이같이 화려한 밑그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 박 사장이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밝혔듯 글로벌 업체와의 기술 격차 때문이다. IBM의 AI ‘왓슨’과의 협업은 물론 글로벌 인재 확보 및 유망 스타트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