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 강신우PD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간 정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수층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몰리며 오랜 기간 ‘대세론’을 누려왔던 문 후보를 무섭게 따라잡은 뒤부터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를 “보수 기득권 세력, 박지원의 아바타”라고 깎아내리고, 반대로 안 후보는 “친문 패권세력, 제2의 박근혜”라는 식으로 비난하고 있다.
서울경제썸은 그동안의 양 후보 발언과 이들 캠프 관계자들의 발언을 모아 가상의 대화체로 재구성했다. 두 후보는 아직 정식 선거전에 돌입하지 않았는데도 상대방을 흠집 내기 바쁘다. 오고 가는 비난과 폭로 속에 정책 경쟁, 공약 검증은 찾아볼 수 없다. 흡사 ‘최악의 대선’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지난해 미국 대선이 떠오른다. 지금과 같은 네거티브전이 계속된다면 올해 대선 역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추잡한 대선이 될지 모른다.(독자들이여! 이번 기사가 대선판을 너무 희화화했다고 화내지 마시길... 현실 정치판이 ‘개콘’보다 더 유치한 코미디로 전락하고 있으니까요)
‘스트리트파이터’ 문재인 대 안철수 ver. |
문재인(이하 문) : 안 후보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선출되신 것 축하합니다.
안철수(이하 안) : 네, 문 후보님도 축하합니다.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문 : 요즘 지지율이 많이 오르셨더군요. 저를 앞질렀다는 조사결과도 있던데요. 하하.
안 : 제가 일관되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번 대선은 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된다고요.
문 : 그건 두고 봐야지요. 허허. 그나저나 제게 ‘무능력한 상속자’라는 말씀은 좀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안 : 저는 원칙론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됐겠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 아니었으면 어떻게 삼성의 1인자가 됐겠습니까.
문 : 제 아버지는 평범한 분이셨습니다. 안 후보님이야말로 금수저 출신 아니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문모닝’으로 시작하시는군요.
안 : 민주당 쪽이 ‘안모닝’을 먼저 시작했고 요즘도 많이 하시잖아요. 제 지지율 상승세가 혹시 무서우신 건가요?
문 : 양자대결은 가당치 않죠. 솔직히 그 여론조사도 문제가 많습디다. 혹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과 같은 ‘적폐세력’과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계신 건 아니죠?
안 : 제는 여러 차례 정치공학적인 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완전히 허깨비를 만들어 말씀하시네요. 반대로 문 후보님은 누가 뭐래도 ‘친문 패권세력’ 이잖습니까?
문 : 당대표 시절만 놓고 봐도 제가 언제 패권을 휘둘렀나요. 기득권을 누리려는 적폐 세력이 문재인에 적대감을 가지고 만든 것이 친문 패권 프레임입니다. 저는 어떤 적폐세력이든 조금도 두렵지 않아요. 저는 최초로 영·호남, 충청,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대세는 대세지요.
안 : 자신을 안 따르면 모두 몰상식이고 불의입니까? 다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세력이라고 몰아붙이는 게 정치인의 자세입니까? 지난해 총선에서도 제게 ‘고집을 피운다는 둥’, ‘절벽에 대고 얘기한다는 둥’ 말씀하셨지요? 결과는 어땠나요.
문 : 안후보께서 국내 정치에 다당 체제 안착시키신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과거 새누리당 기득권층같은 적폐세력을 먼저 청산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안 : 저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정치는 안 합니다. 저는 제 비전과 리더십으로 경쟁할 겁니다. 저랑 1대1로 끝장토론 한번 하시죠. 아무런 준비 없이, 서류 없이 맨몸으로 붙어봅시다.
문 : 3차에 걸친 TV토론도 이미 예정돼있지 않습니까. 자꾸 안 후보님이 저한테 ‘제2의 박근혜’라고 몰아붙이시는데요. 마! 고마해~
문 후보는 안 후보를 두고 ‘촛불집회에 나와보지도 않은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 강신우PD
안 후보는 ’3D‘를 ‘삼디’로 읽는 문 후보 보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 강신우PD
안 : 말로만 준비됐다고 준비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미래는 정말 불확실한 4차 산업혁명 시대입니다. ‘3D’를 ‘삼디’로 읽는 분과는 다르죠.
문 : 우리가 무슨 홍길동입니까? ‘3’을 ‘삼’이라 읽지도 못하나요? 안 후보 상왕인 박지원 대표가 그렇게 말하라던가요?
안 : 아~ 정말, 대세론 무너지니 초조하신가 보군요. 이번에는 제게 양보하실 생각은 없으시죠?
문 : 강을 이미 건넜는데 타고 온 뗏목 얘기는 그만하시죠.
안 : 만약 제가 지난 대선 때 안 도와서 졌다고 생각하신다면 ‘짐승만도 못한’ 겁니다.
문 : 안 후보야, 많이 도와주셨죠. 양보 이후에도 40번 넘게 전국 유세를 같이 하셨는데요. 우리가 다 부족한 탓이었겠죠.(내심으로-그래도 화끈하게 도와줬어야지, 마지못해 유세에 나와 놓고는)
안 : 이제는 정말 제대로 된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특히 문 후보님 관련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제 직접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문 : 제 아들 취업에 문제 있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저를 그냥 둘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안 후보야 말로 딸 재산 공개 문제나 해명하시죠. 한 번 더 할까요? 마, 고마해~!
안 : 누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하는 대통령인지 국민들이 판단하실 겁니다.
문 : 촛불민심은 집회 나와보지도 않은 부패 기득권 세력에게 표를 주지는 않을 겁니다. 두고보죠.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