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및 수출주의 상대적 강세는 공통적으로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는데 그 배경에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받는 상황에서 디플레이션 탈출이라는 경기환경의 변화가 작용했다. 같은 논리로 이번에도 주도주가 바뀔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환경이 종료됐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필자는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금융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지속돼왔던 경기 부진과 물가 하락을 경험했기 때문에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최근에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강세를 보이는 에너지·철강·화학·조선·기계·은행 업종에 대해 차익 실현 심리가 커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인플레이션 관련주는 더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과 주가 간의 장기 추세는 상관관계가 낮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오히려 과거 주가의 추세는 경제지표의 증가율보다는 레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수출 및 물가 경제지표의 레벨은 마이너스 실질금리 환경과 경기회복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 주식시장은 주도주가 바뀐 것이 아니라 지수 조정기에 대안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대형주 및 수출주의 강세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들 업종은 상승 추세상에서의 일시적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경기부양 정책 지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북핵 문제 등으로 지수는 당분간 조정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서 내수주 혹은 중소형주식이 대안으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주도주가 바뀌지 않았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내수주는 낮지 않은 밸류에이션에서 반등하고 있어 성장성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금세 차익 실현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중소형 주식, 특히 코스닥시장은 주가 하락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반등시에는 차익 실현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주식은 당분간 박스권 흐름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