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폭행男 제압' 곽경배씨, LG의인상 수상

휘두른 칼에 부상 입고도 추격전
LG복지재단 "사회 의인의 본보기"
치료비·상금 5,000만원 지급

남상건(오른쪽) LG복지재단 부사장이 11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보라매병원에서 지난 7일 낙성대역 묻지마 폭행을 막다 부상당한 곽경배씨에게 ‘LG의인상’과 치료비를 포함한 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사진제공=LG


LG복지재단은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지나가는 여성을 폭행하던 남성을 제압하다 부상을 당한 곽경배(40)씨에게 ‘LG의인상’과 치료비를 포함한 상금 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11일 밝혔다.

곽씨는 지난 7일 오후 낙성대역 개찰구 부근을 지나가던 중 한 30대 여성이 김모(54)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며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치는 것을 목격하고 맨몸으로 폭행을 제지했다. 곽씨는 김씨가 갑자기 꺼내 휘두른 칼에 오른 팔뚝을 찔려 출혈이 심한 상황에서도 지하철역 밖으로 도주하는 김씨를 끝까지 쫓아갔고 몸싸움을 한 끝에 인근 건물 화단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곽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지켜보던 주변 시민들이 가세해 김씨를 제압하고 이후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했다.


이 과정에서 곽씨는 오른팔 동맥과 신경이 절단돼 장시간의 수술을 받았지만 향후 2년간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김씨는 묻지마 폭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곽씨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내가 피하면 저 칼에 다른 시민이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대응했다”며 “누구에게나 선한 마음은 있고 그래서 사회가 유지된다고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곽씨는 자신의 가족이 같은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큰 부상을 입으면서도 다른 시민의 피해를 막은 우리 사회 의인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2015년부터 “국가와 사회 정의,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LG의인상을 제정한 뒤 현재까지 총 44명을 선정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문화재단도 10일 게임 전문지 편집장인 곽씨가 게임 업계의 일원인 만큼 업계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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