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전 취소에 이어 피카소전까지 무산

국립현대미술관 올 주요 전시였던 워홀展
2월 예정이었으나 소리없이 취소
내년 예정이던 피카소전 비용문제로 무산
마리 관장 기획전 라인업 흐트러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사진제공=MMCA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2월 개최하려던 앤디 워홀 전을 취소한 데 이어 내년에 열리기로 한 피카소전도 무산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2월부터 개최하기로 했던 ‘앤디 워홀:그림자들’ 전시는 약 8억원, 2018년 예정이던 피카소 전시의 경우 약 30억원의 총 비용이 예상됐는데 이는 국내 기획전 평균 비용인 2억~3억원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라며 “기업 후원 등이 여의치 않은 국내 경제 상황을 감안해 부득이하게 취소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앤디 워홀 전시의 경우 첫 외국인 관장인 바르토메우 마리-리바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무대를 겨냥한 ‘마리 프로젝트’를 밝히며 야심차게 소개했던 신년 기획전 중 하나다. 당시 마리 관장은 “현대미술관 같은 기관에서 근현대 거장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워홀은 그런 거장 중 한 명”이라며 당시 중국 상하이 유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던 전시를 국내로 유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해당 전시가 비용 문제 등으로 취소됐음에도 미술관은 홈페이지 공지는 물론 해명도 하지 않았다.


또한 스페인 출신의 마리 관장은 같은 나라 태생이자 세계적 작가인 파블로 피카소 전시를 기획하는 것에 관해서도 “모더니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라인업이 흐트러지는 것을 두고 미술계가 우려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이달 초 열릴 예정이던 ‘예술이 자유가 될 때: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전시도 개막 직전에 3주나 연기됐다. 이에 대해 미술관 측은 “출품작 중 이집트 정부 소장 작품들은 문화재급으로 첫 해외전시를 진행하는 만큼 면밀한 검토 때문에 운송이 지연된 것”이라며 “현재 모든 전시 작품들의 반입이 완료돼 차질 없이 오는 28일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파행에 대해 미술관 측은 “전시 개최의 위험 요소를 사진에 인지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한끝에 택한 취소 및 연기 결정”이라면서 “지난해 발표한 2017-18년 전시 일정에 차질을 빚은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리며 앞으로 전시 기획 단계에서 보다 철저한 준비와 검토를 거쳐 국민들에게 신뢰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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