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오의약품 개발 신흥강자로

미국 다음으로 임상시험 많아
글로벌 제약사, 신약확보 위해
현지 스타트업과 활발한 제휴



오랜 기간 싸구려 의약품 공급자로만 알려졌던 중국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개발의 ‘메카’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로스트&설리번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바이오 의약 부문이 오는 2020년까지 18.1%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 7.6%, 유럽 5.2%, 일본 5.0%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WSJ은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바이오 제약 임상시험이 많은 생명공학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제약업체들이 신약 확보를 위해 중국 스타트업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일례로 미국 일라이릴리는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새 항암제의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창업한지 6년된 이노벤트는 지난 2015년 일라이릴리로부터 5,600만 달러(640억원)에 항암제 세 개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임상을 통과하면 이노벤트는 10년간 14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머크 역시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암 치료제의 라이선스를 따내고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착수하는 등 지난 2년간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중국 업체와 맺었다.

중국은 지난 2008년 현지에서 생산된 헤파린 주사제 불량으로 미국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불명예를 씻기 위해 절치부심해왔다. 자국 제약산업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생명공학 전문 스타트업 단지를 설립하고 해외 전문인력을 유치하는 등 인센티브 제공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차이나바이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생명공학 부문에 투자된 벤처캐피털 자금은 총 53억 달러 규모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이는 5년 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일라이릴리가 지난 2008년 설립한 아시아 벤처캐피털 자회사를 통해 투자된 자금 5억달러 중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했을 정도다.

벤처업체의 파트너인 주디스 리는 “10년 전만 해도 중국은 바이오의약업계 레이더에 존재하지도 않았다”며 “지금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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