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구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서울 서대문구의 한 네일숍에서 손톱 관리를 받고 있다. 기자에게는 첫 경험이다.
“요새는 남자들도 많이 오나요?”
질문이 무색할 만큼 “그럼요”라는 대답이 빠르게 돌아온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 남자들에게는 낯선 ‘손톱 관리’를 서울경제신문의 디지털 브랜드 서울경제썸이 [직장탈출! 힐링 아지트] 코너를 통해 남성인 기자가 직접 경험해봤다.
그에게 네일숍의 첫인상은 치과에 가까웠다. 치과에서 쓰는 것 같은 ‘위잉’ 소리를 내는 기계가 손으로 다가온다. 대신 향긋한 향기가 난다는 차이점일 거다. ‘큐티클(손톱 가장자리를 덮고 있는 각질)’을 제거하는 시간이다.
네일숍을 가기 전에 많은 ‘여자사람친구’들에게 물어본 결과 ‘자기만족’ ‘손톱도 외모’ 등의 이유가 꼽혔다. 그런데 가장 많은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였다. 남성도 이곳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까. 네일 관리사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끄는 재주가 있었다. “생각보다 손톱이 깨끗하시네요”라는 칭찬(?)에 서먹한 시간은 끝났다. 사실 이미 내 손을 맡긴 시간부터 그분에게 마음이 열린 걸 수도 있다. 무슨 고민을 하는지, 직장 내에서는 어떤지 매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을 해결해주는 척이라도 해야 했던 기자의 입장에서는 내 얘기만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자 말이 끊이지 않았다.
남들은 알아채지도 못하는 손톱의 외모에 작은 사치를 부렸지만 후회는 없다. 자기만족이 확실해서다. 기사를 쓰는 지금도 깨끗한 손톱을 자꾸만 흐뭇한 미소로 쳐다보고 있으니까.
궁금했으나 ‘남자가 왜’라고 애써 네일숍으로 향하던 관심을 스스로 억누르던 남자들이여, 오늘은 용기를 내자. 손을 맡기면서 근심도 고민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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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