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사건,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악"

고등학교 역사교사 제이슨 파월, 목격담 기고
폭력에 저항한 승객들 "이것이 본보기"

12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공항에서 한 시민운동가가 ‘승객 말고 경쟁사를 때려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폭력적으로 승객을 여객기에서 퇴거시킨 유나이티드항공사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탑승객 강제퇴거 현장을 직접 목격한 한 교사의 공개 편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미 켄터키 주 루이빌의 메일 고등학교 역사교사 제이슨 파월은 12일(현지시간)자 시카고 트리뷴에 이번 사태 목격담을 기고하면서 독자들에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파월은 “운 없게도 지난 일요일 시카고에서 루이빌로 가는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 타고 있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내가 학생 7명을 데리고 봄방학 답사를 다녀오는 길이어서 학생들까지 이 부당한 처사를 목격한 것”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파월은 독일 뮌헨에서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을 거쳐 루이빌로 가는 길이었으며, 피해자인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의 좌석에서 다섯 줄 뒤에 앉아있었다.

그는 무례한 항공사 직원이 다오 박사에게 정원 초과 예약을 이유로 들어 좌석 포기를 요구한 일부터, 사태 진행 중에 보안경찰 한 명이 웃음을 보인 일, 보안경찰이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방법으로 탑승객을 끌고 나간 일 모두가 혐오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 사태를 그렇게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우리 대다수가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며 “이 상황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파월은 “다른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땐 즉각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문제 해결을 이유로 폭력을 쓰고, 타인에게 철저히 무례하게 구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유나이티드항공과 보안경찰들이 당시 상황을 처리하는 모습에 소름이 끼쳤다”면서 “다만, 기내에 함께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이 상황에 맞서 보인 반응들이 작은 위로가 됐다. 우리의 무기력함을 처절히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이라고 털어놨다.

파월은 특히 탑승객들의 반응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그는 “일부 탑승객들은 보안경찰들에게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고, 한 남성은 여덟 살짜리 딸을 안심시키려 노력하는 와중에 강제 퇴거 집행 경찰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가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본보기는 바로 이런 탑승객들의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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