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세 예상보다 좋다” 성장률 전망 2.5%→2.6%

3년 만에 상향 조정, 수출액 호조 지속
경상수지 흑자는 750억 달러로 축소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3년 만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한은 13일 최근 국내외 여건 변화를 감안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상반기 2.6%, 하반기 2.7%)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2.5%에서 0.1% 포인트 올린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실물경제는 최근 성장세가 다소 확대됐다”며 “올해 1·4분기 성장률은 수출과 투자 호조에 힘입어 작년 4·4분기에 비해 상당 폭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는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국민계정 체계와 기준년 개편을 이유로 성장률을 올려잡았다.


이 때문에 경제 회복을 이유로 전망치를 올려잡은 것은 사실상 2013년 7월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는 정부, 국제통화기금(IMF)과 같고 한국경제연구원(2.5%), 한국개발연구원(2.4%), 현대경제연구원(2.3%), LG경제연구원(2.2%)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월 한국경제연구원이 전망치를 2.1%에서 0.4% 포인트나 올린 데 이어 한은의 경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상향된 성장률 전망은 최근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더해 내수도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점을 반영했다. 설비투자가 지난해 마이너스(-2.3%)에서 올해 6.3%로 크게 반등하고 상품수출 증가율은 3.3%로 작년보다 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10.7%를 기록한 건설투자 증가율은 4.5%로 떨어지고 민간소비 증가율은 2.0%도 작년(2.5%)보다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가 올해 750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월 전망한 810억 달러보다 60억 달러나 줄었는데 이는 최근 대미 경상수지 규모를 놓고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이 감안됐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두고 대중 무역이 일부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수출 기여도는 0.6%p로 작년 수준을 유지하지만, 내수 기여도는 2.0%p로 0.2%p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소폭 올렸다고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탈피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 2014년 3.3%를 기록한 이후 2015년과 지난해는 성장률이 2.8%에 그쳤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2.6% 뛸 것으로 내다봤지만 긴 시계로 보면 성장률은 아래로 향하고 있다. 다만 한은은 내년에는 세계경제성장률(3.5%) 개선 추세에 힘입어 우리 성장률도 2.9%로 올라갈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 전망치도 상반기 2.0%, 하반기 1.8%로 기존보다 0.1% 올렸다.국제유가가 50달러 초중반에서 등락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석유류 가격이 반영됐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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