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화영, “‘김과장’ 꽝숙이는 선물 같은 캐릭터…연기 폭 넓혔다”

“슬럼프는 없었어요. 삶에 대한 그래프는 있었지만요.”

연기 인생 8년, 그리고 예고와 예대에서 배움의 시간까지 더하면 더 길었을 시간을 걸어온 임화영. 변화무쌍한 삶의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그릴 때도 임화영은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고 단언했다. 연기에 대한 패기와 자신감, 희망만큼은 잃지 않았다. 그녀가 털어놓은 ‘나 임화영’. 그리고 ‘김과장’을 통해 꽝숙이로 완벽히 녹아 들었던 그녀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배우 임화영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길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김과장’ 종영 인터뷰에서는 극중 ‘오광숙’ 역할로 출연했던 임화영과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30일에 종영한 드라마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로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로 화제를 모으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극중 임화영은 다방 레지 출신의 덕포흥업 경리과 사원 오광숙 역을 연기하며 ‘김과장’의 ‘꽝숙이’로 큰 사랑을 받았다.

‘김과장’은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동의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유지했다. ‘김과장’ 종방 인터뷰를 가졌던 배우들은 촬영장의 좋은 분위기가 시청률로 나타난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임화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꽝숙이를 잘 표현해야 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시청률이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생각까지는 못했었어요. 그래도 첫 방송 전, 촬영 분위기에서부터 나오는 좋은 기운은 있었어요. 배우들끼리만이 아니라 배우와 스텝 분들 같이 하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서로 얘기도 많이 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그게 대본에 반영되기도 하다 보니 시청률에 반영된 것 같아요. 드라마 종방연 때는 김강현 오빠가 사회도 봐주셨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정말 끝까지 좋았던 ‘김과장’ 팀이었어요.”

높은 시청률과 입체감 있는 ‘오광숙’ 캐릭터는 임화영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인식시킨 소중한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사랑한 시청자들은 ‘김과장’이 사이다 드라마라고 하지만 임화영에게는 따뜻했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저에게는 따뜻한 작품이에요. 기러기 아빠, 갓 졸업한 사회인들의 학자금 대출, 집안의 문제, 비정규직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이야기를 담아서 그래서 따뜻했어요.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꽝숙이는 선물 같은 캐릭터에요. 꽝숙이는 그 동안 제가 맡아오던 캐릭터와는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제 스스로에게도 ‘내가 이런 표현도 할 수 있었구나’하고 자신을 일깨워주는 캐릭터였어요. 저의 연기문을 더 넓혀준 소중한 캐릭터죠.”


배우 임화영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임화영은 애교가 없는 사람이라며 실제 성격은 톡톡 튀는 꽝숙이와 정반대라고 했지만 인터뷰 내내 임화영이 보였던 모습은 꽝숙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좋은 사람, 그리고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까지도.

“저는 애교가 없어요. 그렇지만 꽝숙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친구에요. 말괄량이에 단순하지만 열정도 많고 자기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비타민 같은 캐릭터죠. 제가 광숙이에 잘 녹아들 수 있었던 이유는 배우들간의 호흡이 좋아서 이기도 해요.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 호흡하는 공동체 작업이잖아요. 다같이 캐릭터 연구해주시고 연기로 잘 받아주셨기 때문에 현장 가는 게 재미있었어요.”

드라마에서 꽝숙이는 경리부 대리 선상태(김선호 분)와 유일한 러브라인을 그렸다. 마지막회에서는 두 사람이 사내커플이 되는 모습이 그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임화영은 “김선호는 연극계의 아이돌이에요. 편하고 귀여운 면이 있는 친구라 연기 호흡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극 중에서 상태도 그랬지만 실제로도 잘 웃고 밝은 사람을 좋아해요. 잘 웃고 마음이 좋은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이상형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중학생 때 교육방송 속 연극 배우를 보고 연기자의 길을 꿈꿨다는 임화영은 여자 혼자서도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갖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친언니가 원래 성악을 전공하고 있기는 했지만 엄마는 연기를 반대 하셨어요. 예체능의 길이 쉽지 않은걸 아셨기에 남들처럼 잘 살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고등학교 때 제가 학교에서 올렸던 공연을 보시고는 지금까지도 응원해주세요. 엄마는 제가 무대에서 배우들과 같이 웃고 같이 울고 방방 뛰어다니던 모습이 좋아 보였었대요.”

배우 임화영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연극,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온 임화영은 연기생활 약 8년 만에 드디어 사람들이 자신을 떠올릴 만한 배역을 맡았다. 오디션에 매번 합격할 수는 없었고 평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임화영은 슬럼프는 없었다고 말한다. “슬럼프는 없었어요. 삶에 대한 그래프는 있지만요. 많은 도전을 했었고 오디션에서 낙방된 경우도 많았어요. 하지만 일희일비 하려고 하진 않았고 합격 했을 땐 뭐가 좋았고, 안됐을 땐 뭐가 문제일까 그런걸 찾게 됐어요. 안 좋은 생각이나 기분이 오래가면 좋을 게 없다는 걸 알아서 금방 털어버리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슬럼프가 없었던 것 같아요.”

‘김과장’을 마쳤지만 임화영은 여전히 바쁘다. 김남길 천우희와 함께한 영화 ‘어느날’이 5일 개봉했기에 무대인사를 돌고 있으며, 5월엔 고수 김주혁 등과 함께한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이 개봉한다.

“영화 촬영 분위기가 정말 다 좋았어요. ‘어느날’에서 우희랑은 마주치는 씬이 거의 없어서 남길 오빠랑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따수운 분이세요. 아무래도 감독님과 남길 오빠와 함께 얘기 나눈 것이 기억에 남아요. ‘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 선배님은 얼굴만 봐도 행복 하잖아요. 하하. ‘화영아 이게 더 낫지 않겠니’라고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리고 제가 김무생 선생님을 정말 좋아했고 존경했어요. 그래서 김주혁 선배님과 함께해서 영광이었고 연기도 정말 잘하셔서 배울 점이 많았죠. 김주혁 선배님은 유머러스 하시고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시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으셔서 ‘구탱이’라는 애칭이 이해가 갔어요. ‘구탱이’라는 애칭 자체가 김주혁 선배님의 인간적인 면모에서 나오게 된 것 같아요.”

배우 임화영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한편, 임화영이 ‘꽝숙이’로 열연한 ‘김과장’은 시청률 자체 최고 시청률 1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임화영은 연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들 속에서도 자연스레 녹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중은 작품 속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배우 임화영을 찾아낼 준비가 됐다.

“저 임화영이라는 친구를 많이 열어놓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임화영 저 자체보다도 캐릭터를 먼저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희망사항이에요. 그만큼 저도 열심히 연기 하겠습니다.”

/서경스타 문경민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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