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노조는 사측의 점포축소에 반발해 주요 지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여는 등 반발강도를 높이고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지방이나 수요가 적은 점포 101개를 없애고 자산관리(WM)센터 3곳과 비대면 전용상담센터2곳을 신설하기로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로 기존 영업점의 80%가 폐쇄하고 지방 등에 근무하고 있는 800여명의 직원들이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비대면전용상담센터로 알려진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는 사실상 콜센터에 불과하다”면서 “그 동안 계약직이 담당하던 전화 업무를 수년간 정규직 은행원으로 경력을 쌓아온 직원들이 맡아 하라니 퇴직 유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또 지방을 위주로 점포 축소가 예고된 만큼 지방에서 근무해온 직원들은 자비로 서울에 주거지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회사 정책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Youtube)를 통해 직원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게재하는 등 여론전에도 나서고 있다.
이에 씨티은행은 점포가 줄어도 인위적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나섰지만 성난 노조 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박 행장이 직접 설득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에 대한 노조의 불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ATM 부당인출 사고까지 겹쳐 박 행장의 리더십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하영구 전 은행장이 다섯번 연임에 성공하는 등 씨티은행에선 연임 사례가 유독 많다”며 “박 행장이 최근 불거진 악재들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연임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씨티은행 관계자는 “행장이 다양한 창구를 통해 노조와 소통하고 있다”면서 “또한 무연고 지역으로 발령난 직원을 대상으로 기존 운영하고 있는 합숙소를 필요하다면 더 늘려서 점포 이동 직원들이 자비로 주거지를 마련하는 일은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