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벤트 따라 정치테마주 '출렁'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 후
문재인·유승민 관련주 급등
안철수 관련 테마주는 급락

대통령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인 관련 테마주가 춤을 추고 있다. 7개월 이상 앞당겨진 조기 대선에 각 후보들의 정책 검증 시간이 줄면서 여론조사나 TV 토론회 등 대선 이벤트에 정치테마주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열린 19대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TV 토론회 이후 각 정치인 관련 테마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관련 테마주는 급등한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관련주들은 급락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인 바른손(018700)은 전날보다 8.07%(510원) 오른 6,830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우리들제약(004720)은 8.81% 올랐고 우리들휴브레인(118000)도 7.08% 상승했다. 문 후보는 한때 토론을 기피한다는 이유로 다른 정당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여론조사 1위 후보답게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관련 테마주가 일제히 급등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반면 안 후보 관련 테마주들은 급락세를 보였다. 안 후보가 설립한 안랩(053800)은 전날보다 9.92%(1만200원) 떨어진 9만2,600원에 마감했고 써니전자(004770)(-11.48%), 다믈멀티미디어(093640)(-6.64%)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안랩은 6거래일, 써니전자는 4거래일, 다믈멀티미디어는 7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들 종목은 안 후보가 지난달 25일 광주·전남·제주를 시작으로 한 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고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크게 오르자 급등했다. 안랩의 경우 지난 3월22일부터 31일까지 8거래일 동안 57.04% 올랐고, 써니전자(67.97%), 다믈멀티미디어(38.06%) 등도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안 후보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하면서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자 주가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어 전날 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경직된 모습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주가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유 후보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020180)은 7.48%(120원) 오른 1,72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 후보는 첫 TV 토론회에서 5명의 대선 후보 가운데 표현력과 전달력 측면에서 가장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세탁기’에서부터 ‘강남좌파’ ‘주적’ ‘종북좌파’ 등 어록을 양산한 홍준표 후보의 테마주인 두올산업(078590)(-7.17%), 세우글로벌(013000)(-5.66%) 등도 크게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대선 시계가 7개월 이상 앞당겨지면서 테마주들이 더욱 활개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각 후보들을 검증할 시간도 상대적으로 줄면서 추가적인 여론조사나 TV 토론회 등의 결과에 따라 시장에서 테마주들이 급등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