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톡] '20주년' 젝스키스, '추억+α'…16년의 공백도 뛰어넘을 수 있었던 힘

여섯 명의 청년들이 ‘젝스키스’라는 이름으로 당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날부터 2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여전히 그들은 젝스키스라는 이름으로 팬들 앞에 서고 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1997년 4월 15년 ‘학원별곡’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젝스키스는 많은 기대 속에 오늘로 정확히 ‘20주년’을 맞았다. 당초 데뷔일에 맞춰 앨범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정과는 달라졌지만, 4월 중 컴백을 공식화 한 만큼 머지않아 젝스키스의 신곡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엄밀히 말하면 그들이 완전체로 활동했던 것은 고작 3년 밖에 되지 않는다. ‘폼생폼사’, ‘로드 파이터’, ‘커플’, ‘컴백’ 등을 발표하며 뜨겁게 활동했던 젝스키스는 2000년에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이후 MBC ‘무한도전 토토가2’ 출연을 계기로 약 16년 만에 재결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 사업을 운영 중인 고지용의 공백이 생기면서 5인조라는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젝스키스는 2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여전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결합 이후 처음으로 발표했던 ‘세 단어’가 음원 공개와 동시에 차트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16년 만에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에서 2만석의 티켓을 모두 매진시킨 바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19일 개최된 제 26회 ‘서울가요대상’에서는 9회에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약 16년 만에 본상을 수상하며 남다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대부분 ‘토토가’의 열풍에 힘입어 컴백을 알린 1세대 아이돌과 추억의 가수들이 1회성에 그치는 활동에 머무르거나 음원 성적과는 동떨어진 지점에서 활동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과는 분명 젝스키스는 흐름이 다르다.

물론, 활동 당시 H.O.T.와 양대산맥을 이루며 거대 팬덤을 보유했던 이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겠지만, 여기에 젝스키스가 둥지를 튼 ‘YG’라는 대형 기획사의 힘이 더해지면서 그들은 2016년의 흐름을 유연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멤버 이재진의 가족이 된 양현석이 수장으로 있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빅뱅, 위너, 투애니원, 이하이, 악동뮤지션, 블랙핑크까지 개성 넘치는 많은 가수들을 성공적으로 데뷔, 관리해 온 YG의 체계적인 시스템은 16년 만에 컴백한 젝스키스에게는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신곡 선정, 발매, 공연, 방송 출연, 홍보까지 전반적인 부분에서 YG는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커플’, ‘컴백’ 등의 히트곡을 2016년 버전으로 재편곡해 고지용의 공백을 채웠을 뿐 아니라, 감성적인 ‘세 단어’라는 곡으로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젝스키스는 단순히 ‘추억’의 그림자만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닌 그 이후의 청사진까지 함께 그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20년 전과 크게 변하지 않은 멤버들의 비주얼 역시 한 몫하고 있다. 해체 후에도 최근까지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쳤던 은지원을 제외한다고 해도, 간간이 방송에 얼굴을 내비쳤던 장수원과 김재덕, 그리고 좀처럼 방송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강성훈과 이재진까지 멤버들 모두 예전과 같은 얼굴과 몸매를 유지하고 있어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때문에 MBC ‘무한도전’ 방송 당시 무대에 오른 젝스키스의 모습에서도 어떠한 이질감이나 괴리감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멤버 강성훈은 ‘냉동인간’이라고 불릴 만큼 헤어스타일까지 변함없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리더인 은지원은 ‘1박 2일’이나 ‘신서유기’ 등에서 보여줬던 엉뚱한 ‘은초딩’의 모습으로서가 아닌 젝스키스의 카리스마 리더로서의 면모를 선보이며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사실상 ‘아재’라는 말이 더 가까울 법한 나이임에도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과 견주어도 될 만큼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은 기존 팬 이외에도 여고생,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새로운 팬 층을 유입시킨 힘이 됐다.

이러한 젝스키스의 행보는 현재 후배 아이돌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대부분 7년을 기점으로 해체하거나 사라지는 수순을 밟게 되는 상황 속에서 젝스키스의 재결합과 성공적인 복귀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가능성과 희망을 품게 한다.

한편, 젝스키스는 곧 발매할 새 앨범에 신곡 2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냥 추억 속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층 더 높은 단계로 진화를 예고한 젝스키스의 변신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요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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