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차] 마세라티 '르반떼'

묵직한 파워·강렬한 배기음...매력적 '야수'

‘지중해의 바람’ ‘도깨비의 공유 차’ ‘마세라티 최초의 SUV’

지난해 11월 마세라티가 출시한 ‘르반떼(사진)’를 일컫는 말들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말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김신으로 분한 공유가 타면서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 번은 보고, 들어봤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시승해 본 르반떼는 ‘굳이 간접광고가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내·외관 디자인부터 특유의 으르렁대는 엔진배기음까지 이탈리아 명품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100년 역사’가 그대로 녹아 있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를 오가는 약 80㎞ 구간에서 르반떼를 직접 몰아봤다. 시승모델은 최고 트림인 르반떼 S 럭셔리 패키지다.


시트에 오른 첫 느낌은 강렬했다. 새빨간 시트와 운전대 정중앙에 있는 삼지창 엠블럼은 묘한 조화를 이뤘다. 운전대 왼쪽에 있는 시동 버튼을 누르자 마세라티 특유의 엔진배기음이 귀를 때렸다. 중저음의 울림만으로도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운전 모드를 일반모드로 설정했지만 운전대가 다소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선 변경이나 곡선 주로를 달릴 때에는 살짝 긴장감이 들 정도다. 잘 달리는 SUV가 아닌 덩치를 키운 스포츠카라는 느낌을 받았다. 서스펜션 역시 세단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딱딱하다. 대신 묵직한 운전대와 차체를 꽉 잡아주는 서스펜션 덕분에 시내 곡선 주로 역시 옆 차를 비웃듯 매끄럽게 치고 나갔다.

스포츠모드를 누르자 차는 야수로 변신했다. 엔진 배기음은 귀를 때릴 정도로 커졌고, 기분이 좋을 정도의 차체 진동도 느껴졌다.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자 차는 몸이 뒤로 제쳐질 정도로 치고 나갔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다다르는 시간은 5.2초에 불과하다. 실제로도 430마력의 최고출력을 뿜어내는 3.0 V6 트윈터보 엔진은 2톤이 훌쩍 넘는 차체를 가볍게 끌고 나갔다. 다만 연비 효율성까지는 기대할 수 없다.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고자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더니 실제 연비는 리터당 6.1㎞가 나왔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6.4㎞다.

마세라티는 르반떼로 포르쉐의 인기 SUV인 ‘카이엔’을 겨냥하고 있다. 가격대는 물론 스포츠카에 기반을 둔 SUV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색깔은 확연히 다르다. 카이엔이 포르쉐 특유의 잘 달리는 경주마 같은 느낌이라면 르반떼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다. 가격은 1억1,000만~1억6,830만원이다./양평=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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