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독일에서 사망자를 낸 슈퍼박테리아를 배양한 모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 보건 전문가들이 이른바 ‘포스트 항생제 시대’(post-antibiotic era)를 우려하며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포스트 항생제 시대는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세균에 직면한 시대를 의미한다.호주 전염병협회(ASID)의 체릴 존스 회장은 최근 호주의학저널(MJA) 논설을 통해 어떤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전염병으로 한 미국 여성이 지난 1월 사망한 일은 보건전문가들을 “매우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지난 1월 인도에서 장기간 머물던 한 70대 미국 여성은 우측 대퇴골 골절에 이은 감염으로 수차례 입원을 반복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8월 미국으로 돌아왔으나 다음 달 사망했다. CDC는 이 여성에게 26종의 항생제가 처방됐으나 효과가 없었으며, 이 여성을 사망으로 몰고 간 감염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모든 항생제에 듣지 않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17일 호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존스 회장은 이 여성의 죽음은 ‘포스트 항생제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 보건분야 전 부문이 영향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스 회장은 “어린이가 간단한 질병에 걸려도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며 “큰 수술은 높은 사망률로 이어질 수 있고, 항암 화학요법이나 장기이식은 더는 불가능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호주 전문가들은 무분별할 항생제 사용을 막고 외국 관광객이나 수입식품을 통해 유입될 수 있는 슈퍼버그(항생제로 쉽게 제거되지 않는 강력한 내성을 지닌 세균)를 감시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시급하다며 정부에 촉구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