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의 90%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첫날 모두 찬성함에 따라 18일 남은 두 차례 집회도 이변이 없는 한 통과가 확실시된다. 사채권자 집회가 마무리되면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신규지원금 2조9,000억원을 토대로 한 번 더 회생 기회를 얻게 되며 몸집을 지금의 절반인 6조~7조원으로 줄여 매각을 추진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10시와 오후2시, 오후5시에 열린 세 차례의 사채권자 집회가 모두 찬성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첫 번째 집회에서는 7월 만기 회사채 3,000억원 중 2,403억5,800만원(80%)의 투자자가 참석한 가운데 99.99%의 찬성률로 채무재조정안을 의결했다. 2차 집회에는 11월 만기 도래 회사채 2,000억원 중 1,800억2,400만원(90%)의 투자자가 참석했으며 98.99%(1,782억900만원)가 찬성하며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했다.
개인이 1,000억원을 들고 있는 4월 만기 회사채 4,400억원 투자자도 3차 집회에서 참석자의 96%가 찬성했다. 채무재조정이 가결되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투자금의 절반은 출자전환되고 절반은 만기를 3년 연장하고 금리를 1%로 낮춘다.
기관투자가가 많은 1·2차 집회는 한 시간 이내에 끝났지만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은 3차 집회는 온전한 실사보고서조차 보지 못한 채 동의를 강요받았다는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속출하며 2시간 반 넘게 이어졌다. 만기를 나흘 남기고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3차 집회 투자자 중 일부는 4월 유동성에 문제없다던 과거 산은의 주장을 근거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몰아세우기도 했다.
드릴십 인도가 7개월째 지연 중인 소난골과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정성립 사장은 “소난골의 베스트 시나리오는 3분기에 협상이 잘 마무리돼서 인도하는 것”이라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협상이 결렬돼) 계약 취소가 됐을 경우 회사가 만들던 제품을 중고선으로 매각해 손실 처리를 해야 하는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사장은 “소난골 손실을 2016년 결산에 이미 다 반영했기 때문에 추가로 회사가 입을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 사장은 “1·4분기 (실적이) 흑자가 될 것 같다”고 밝혔고 자구노력 차원에서 추가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회사의 수주 잔량이 많아 무조건 인력감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임세원·한재영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