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6월, 방목지 바로 앞에 세워진 아틀라스 화학산업사의 공장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새 지도자가 공식 임명되었다. 지난 2월 17일 오후 미국 상원은 오클라호마 주 정부 법무국장인 스코트 프루이트를 신임 환경보호청장으로 임명했다. 프루이트는 법무국장 시절 환경보호청을 13번이나 고소한 경력이 있다. 환경보호청이 깨끗한 물과 공기를 얻기 위해 법제화하려던 여러 규정들이 그의 주된 고소 대상이었다. 프루이트의 임명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 행정부에는 과학을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는 혐의가 씌워져 있던 상황이라서 더 더욱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물론 지구의 기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후 변화에는 인간의 영향이 많이 작용 한다는 데에는 거의 모든 과학자가 동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들은 인간에 의한 기후 변화에 대응했던 환경보호청의 업무는 오바마 행정부의 진보적 편향성의 산물이라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시의 하원 의원 돈 베이어는 “환경보호청은 엉터리 과학에 기반해 엉터리 법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혐의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프루이트가 임명되던 주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매우 짧지만 환경보호청에 매우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주 헐리우드의 하원 의원 매트 게츠가 얼마 전 의회에 상정한 법안인 H. R. 861은 지극히 간결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환경보호청의 활동종료를 위한 법 ]
제1조 환경보호청의 활동 종료: 환경보호청은 2018년 12월 31일부로 활동을 종료한다.
이 법안의 목적은 분명하다. 미국의 환경을 보호하여 깨끗한 공기와 물을 제공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환경보호청을 해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
또한 지난 2월 7일, ‘다시 위대한 환경보호청을’이라는 이름의 청문회가 열렸다. 이 청문회가 시작될 무렵, 하원의원 라마 스미스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원 과학 위원회는 어떤 타블로이드 지 기사를 환경보호청의 동료 검토 연구 성과에 대한 증거물로 제시했다. 그는 환경보호청의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위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환경보호청 인수팀의 전 팀장인 마이런 이벨은 환경보호청의 예산 2/3를 줄이자고 제의했다. 그리고 H.R.1030, 즉 2015년 비밀 과학 개편법안은 환경보호청이 법을 거의 만들지 못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환경보호청의 모든 법적 조치의 기반이 되는 연구는 가장 뛰어난 과학 기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연구 과정이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독립적인 분석이 가능하고 그 연구 결과가 얼마든지 반복 가능해야 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타당한 소리처럼 들린다. 결과의 반복 가능성이야말로 타당한 과학의 기반이다. 즉, 두 팀 이상의 연구팀이 똑같은 방법으로 연구할 경우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이 진정으로 겨냥하는 것은 인간 보건 연구에 기반한 환경보호청의 오존 농도 규제법안 마련 움직임이다. 인간 보건 자료의 일반 공개는 건강 보험 양도 및 책임에 관한 법 위반이다. 보건 자료에서 사람들의 이름을 지우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규모가 작은 지역공동체일 경우, 나이가 65세이고 눈이 파랗고 키가 188cm인 사람을 이름 없이도 찾아내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자료를 비밀로 한다면 다음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증이 없어진다.
베이어는 “비밀 과학 법안은 선동 효과를 노리고 만들어졌다. 미국인들이 통계와 원 자료의 진상을 알게 된다면 환경보호청의 입법 활동이 지극히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 법안의 진정한 목적이다. 물론 환경보호청은 스미스 위원장의 소환에 맞서 엄청난 양의 자료를 준비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베이어는 하원 과학 위원회의 차석을 맡고 있다. 그리고 청문회장에 ‘환경보호청을 계속 위대하게’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나왔다. 미국 과학계의 많은 사람들은 타당한 과학적 자료가 중립적인 정보 출처로서 갖는 위상을 약화시키려는 강력한 시도가 있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환경보호청만큼 큰 비난을 받은 정부 기구도 없었다.
프루이트의 임명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 행정부에는 과학을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는 혐의가 있어 더 더욱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The EPA has a new leader, and the outlook for science is not good. Make the EPA Great Again?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Kendra Pierre-Lou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