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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장과 박 순경은 처음에는 119에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워낙 상황이 급박해 직접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차량 뒷좌석에서는 임신부 A(34)씨가 배를 부여잡고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옷 곳곳에 양수 자국이 선명했다. 산모를 부축해 순찰차 뒷좌석에 태운 뒤 곧장 출발했다. 남편은 승용차를 몰고 순찰차를 뒤따랐다.
경광봉과 사이렌을 켠 순찰차는 약 6㎞ 떨어진 서원구 개신동의 산부인과로 향했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는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가 많았고 차선마다 4~5대의 차량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사이렌 소리를 들은 운전자들이 양옆으로 비켜 길을 터준 덕분에 순찰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교차로틀 통과할 수 있었다. 또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 십여 명도 차가 지나갈 수 있게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춰 섰다. 시민들의 협조 덕분에 경찰은 평소였으면 20분 이상 걸릴 거리를 5분 만에 주파했다. 병원에 도착한 A씨는 약 5분 뒤 건강한 아들을 순산했다.
박 순경은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해 주저 없이 순찰차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며 “산모에게 전화가 걸려와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박한 상황에서 협조해준 시민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