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19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연장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뒤 어시스트해준 동료 마르셀루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AFP연합뉴스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인데도 경기 중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가 공을 잡으면 야유 섞인 휘파람이 흘러나왔다. 레알의 일부 팬들은 호날두에게 유독 엄격하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세계 최고 축구선수를 다투는 간판 스타라면 매 경기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도 흔히 나온다.
0대1로 뒤진 후반 31분 헤딩 동점골을 넣은 호날두는 관중석 앞으로 다가가 불만 섞인 표정을 짓기도 했다. 레알은 1분 만에 세르히오 라모스가 자책골을 내줘 1대2로 뒤진 채 연장에 들어갔다. 뮌헨에서의 1차전을 레알이 2대1로 이긴 터라 합산 스코어 3대3이 됐다. 뮌헨은 아르투로 비달이 후반 39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상황. 호날두는 연장 전반 14분에 왼발로 결승골을 터뜨린 뒤 연장 후반 4분에는 오른발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마르코 아센시오의 쐐기골을 더한 레알은 4대2로 승리, 합계 6대3으로 7시즌 연속 4강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스 사상 최장기간 연속 준결승 진출 기록이다. 챔스 최다 우승팀(11회)인 디펜딩 챔피언 레알은 대회 2연패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8강 1·2차전에서 5골을 몰아친 호날두는 UEFA 챔스 본선 100골의 고지를 밟은 최초 선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메시는 94골을 기록 중이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이던 2007년 챔스 첫 번째 골을 넣은 뒤 10년 만이자 137경기 만에 100골을 채웠다. 이 기간 해트트릭은 6차례 있었고 2013-2014시즌에는 17골을 쓸어담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챔스에서 5시즌 연속으로 한 시즌 10골 이상을 넣어 이 부문 신기록을 쓴 호날두는 올 시즌은 7골(선두인 메시는 11골)을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 중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휘파람을 멈추라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던 호날두는 경기 후 “팬들이 더는 휘파람을 불지 않기를 바란다. 득점을 못할 때도 있지만 나는 레알의 승리를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날두의 결승골은 중계 카메라 화면상으로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뮌헨 감독은 “챔스 8강 경기인 만큼 더 나은 심판을 배정했어야 한다. 나는 UEFA의 비디오판독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마드리드가 연고인 두 팀은 올해도 모두 4강에 올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레스터시티 원정 2차전에서 1대1로 비겨 합계 2대1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아틀레티코는 지난해 결승에서 레알과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트로피를 내줬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