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TV토론회에서 후보가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 역량을 보고 최종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대선에는 19일 열린 2차 토론회처럼 사회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사전 원고도 없이 진행하는 ‘스탠딩 토론’ 방식이 도입되면서 과거보다 변수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각 주자의 내공과 역량이 날것 그대로 드러나는 난상토론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작은 실수 하나가 곧바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15~16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남은 선거기간 동안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볼 사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1.5%는 ‘TV토론회’를 지목했다. 이는 ‘북한을 둘러싼 안보 관련 사안(19.3%)’ ‘후보자들의 의혹 제기와 검증 공방(11.6%)’ 등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다른 후보로 바꿀 수도 있다’고 답한 부동층은 25.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과 YTN이 17일 엠브레인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28.1%로 집계됐다. 또 지지를 망설이는 응답자 중 절반에 육박하는 46.3%는 ‘TV토론 등을 보고 결정하려고’를 이유로 꼽았다. 한국갤럽이 11~13일 진행한 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이 36%에 달했다.
본지 자문위원인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1차 토론회 후 이미 미세한 지지율 조정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여전히 한국의 선거는 ‘이미지 정치’가 좌우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성적표’가 곧바로 나오는 TV토론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남은 토론회는 오는 23·25·28일과 다음달 2일에 개최된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