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벨트 '웰트' 차고 덜 움직였더니 "poor" 경고

삼성전자·의사 출신 강성지 웰트 대표가 만들어
이동거리 등 활동지수 측정 알려줘 직장인 남성에 제격
소형화로 디자인·편리성 만족…단순 측정 기능은 아쉬워

회사 생활이 오래될수록 허리둘레도 늘어난다. 매일같이 출근 전에 과식하지 않고 운동도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바쁜 업무 속에 이 같은 다짐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삼성전자 출신이자 의사 자격증을 가진 강성지 웰트 대표가 만든 스마트벨트 ‘웰트’는 이 같은 직장인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제품이다. 센서가 탑재된 벨트를 스마트폰 앱과 무선으로 연결해 각종 신체 지수 측정이 가능하다.

벨트를 착용한 뒤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은 앱에 성별과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자 바로 허리둘레와 걸음 수, 앉은 시간, 과식, 이동 거리, 소비 칼로리 등이 항목 화면에 뜬다. 웰트가 추천하는 기자의 1일 적정 걸음 수는 7,918보. 키(173㎝)와 몸무게(73㎏), 허리둘레, 그리고 그날의 식사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안하는 수치다.


점심 식사를 마치자 87㎝였던 허리둘레가 91㎝로 늘면서 과식횟수가 0에서 1로 늘어난다. 또 과식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종일 착용하니 앱 화면의 상단에 붉은색 화면으로 ‘POOR’가 뜬다. 웰트는 ‘POOR’와 ‘GOOD’, ‘BEST’로 하루 목표 활동량 대비 성과를 그날그날 알려준다. 하루의 활동량이 웰트가 권하는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이다. 예상했지만 과식하고 적게 움직이는 생활 습관을 수치로 확인하고 박한 평가까지 받으니 새삼 비참함이 느껴진다. 앱에 표시된 하루 중 벨트를 착용했던 시간은 12.4시간, 이 중 앉아있던 시간은 5시간이다.

실제 착용한 결과 웰트의 최대 장점은 디자인이다. 벨트 버클에 탑재되는 센서의 크기가 작아 얼마든지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웰트를 찬다고 다른 사람에게 뱃살 고민을 들키지는 않는다. 크기가 작아 명품 벨트를 꼭 차야 직성이 풀리는 이용자도 웰트를 이용할 수 있다. 웰트는 지난 2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일모와 협업한 제품(19만8,000원)을 내놨고, 다른 해외명품 브랜드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휴대성이다. 센서가 탑재된 웰트 전용 버클 무게는 100g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만보계는 폰을 항상 휴대하지 않을 경우 측정 정확도가 떨어지고, 벨트에 부착하는 만보계는 보기 싫고 신경이 쓰여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선택을 권한다. 한번 충전에 최대 30일간 사용 가능하다.

다만 일반 벨트에 비해 8만원 가량 비싼 가격은 부담스럽다. 26~42인치인 착용범위를 더 늘리고, 30일에 불과한 데이터 저장 시간도 더 길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과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는 순간 바로 경고 알람을 준다면 생활 습관을 수치화함으로써 건강을 지킨다는 본연의 목적에 더 충실할 수 있을 것 같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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