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사회적 기업이 만드는 가치는 영리기업이 했던 것과는 다르다”며 “사회적 기업의 평가 잣대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자신이 수년 전 제시한 개념인 SPC(Social Progress Credit)를 소개했다. SPC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그 결과와 연계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사회적 기업 전문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펴낼 정도로 평소 관련 분야에 애정이 깊다. 이날도 최 회장은 “도시바 인수보다 사회적 기업 행사가 더 중요하다”며 “요새같이 각박해지는 사회에서 (사회적 기업이) 뭔가 문제점을 풀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에도 최 회장은 4시간이 넘는 시상식의 자리를 줄곧 지켰으며 기념촬영을 하기 전에는 호명되는 90여명의 사회적 기업 대표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격려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2015년(44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93곳의 사회적 기업에 대해 SK그룹의 행복나래 이익금으로 조성된 48억원의 인센티브가 지원됐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000660)의 도시바 반도체 사업 부문 인수전에 대한 구상을 처음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안 되는 방법 안에서 인수를 고민하겠다”며 “도시바 이해관계자들이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원하는 범위 내에서 협업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단순히 돈을 주고 산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나은 방향에서 접근을 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시바 인수를 통해 단순히 세계 2위의 낸드플래시 생산업체가 된다는 점이 아니라 두 기업이 하나로 합쳐질 경우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고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도시바 인수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능한 현장에 많이 다니면서 답을 찾아보겠다”며 “아직 누구를 만날지 정한 것은 없지만 출국금지가 풀린 만큼 정해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