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TV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작심 비판’해 20일 야권 안팎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심 후보는 전날 토론 1부에서 문 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국가보안법 폐기 등의 쟁점에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토론 2부에서는 문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이 후퇴했다고 공세를 가했다.

이를 두고 다음날인 20일까지 정의당 당원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이어졌다.

일부 당원들은 당원게시판에서 심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보수진영과 함께 문 후보를 ‘협공’했다며 탈당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다른 당원은 “대북 송금 문제에 대해서는 ‘몇 년 전 일이냐며 훈계를 하다가 다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의 일로 문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은 ‘모두까기’의 전형”이라며 심 후보의 토론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한 당원은 “정의당이 왜 문 후보의 편을 들어야 하느냐. 있는 그대로 정의당의 이념을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고 반론했다.


다른 당원은 “정의당 당원이면서 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심 후보가 문 후보를 도울 것으로 생각하는 게 잘못”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내 치열한 공방은 양측 선거대책위원회 인사들 사이에도 신경전으로 번졌다.

송영길 문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SNS에 “모두 1등 후보에게 공격을 한다. 심 후보마저 편승하는 것을 보니 정의당이 정의가 아닌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 후보는 그 아까운 시간을 홍 후보와 유 후보의 주적논란에 반격하지 않고 국보법 문제로 문 후보를 공격했다”며 “정의당은 온몸에 화살을 맞으며 버티는 문 후보에 칼질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을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 측 박원석 공보단장은 SNS에 “송 의원이 심 후보를 ‘숟가락 후보’라 모독했다. 정당한 검증을 두고 정치공학 운운하고 시정이 필요하다고 하는지 주제넘은 발언에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반박했다.

박 단장은 “심 후보와 정의당은 문 후보나 민주당을 돕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다”며 “토론에서 공격이든 방어든 문 후보 스스로 힘으로 하라”고 비판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