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깜놀’ 소식 2제(題) 1. 차륜형 K-9 자주포?

2. 북한판 복합소총, “가짜 아닐 가능성 높다”
‘군, 심각성 인식 필요’, ‘일부 분야선 우리보다 앞서’



‘웬 차륜형 K-9’. 인터넷 사이트 ‘기갑 갤러리’ 게시판에 뜬 모형 사진 하나가 화제다. 포탑은 분명히 K-9 자주포인데 차체가 달랐다. 무한궤도로 기동하는 궤도형 K-9이 아니라 바퀴로 구동되는 차륜형은 한화테크윈은 물론 구 삼성테크윈 시절에도 제작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모델. 일각에서는 군 구조개편과 맞물린 신속 전개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화제를 모은 차륜형 K-9 자주포 모형. 포탑과 포는 K-9인데 차체는 구 체코슬로바키아의 다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 6와 닮았다. 인도 업체가 무기전시회에 출품한 모형으로 실물 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다.
그러나 국내용은 아니다. 사진 상으로 밀리터리 전시회에 출품된 것으로 보이는 모형은 인도가 검토했던 모델 중의 하나다. 전반적인 전력이 앙숙인 파키스탄보다 우위지만 유독 자주포 분야에서는 뒤처지는 인도가 도입을 추진했던 모델이다. 인도는 당초 차체는 국산 아준 전차의 차체를 사용하고 포탑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제품 도입을 추진했으나 우여 곡절 끝에 한국의 한화테크윈과 손잡았다.

사업을 주도하는 인도 라센 앤 토부로사는 제휴선을 삼성테크윈으로 돌리고 다양한 차체에 올리는 방안을 연구했다. 자사 제품인 고기동 트럭에 K-9 포탑을 결합한 게 위 사진이다. 문제는 모형이 전시회에 출품된 5년 전이라는 사실. 한화 테크윈은 지루하게 이어지는 협상 끝에 K-9 자주포 100대와 탄약운반차 50여대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 수출은 면허생산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금 상황에서 위 사진의 차륜형 K-9이 제작될 계획은 없지만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면허생산으로 기술을 습득하게 될 인도가 자국산 이동 수단을 고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륜형은 궤도형보다 가격과 유지비가 낮은데다 도로를 이용한 수송에서는 궤도형보다 훨씬 빠르고 유리하다. 인도가 파키스탄에 대한 대구경 자주포 열세를 빠르게 만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생산이 수월한 차륜형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테크윈도 이 차량이 선택된다면 아쉬울 게 없다. 수출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북한판 복합소총, “가짜 아닐 가능성 높다”

‘군, 심각성 인식 필요’, ‘일부 분야선 우리보다 앞서’


북한이 지난 15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복합소총’은 과연 겉만 그럴싸하게 꾸민 가짜일까. 98식 보총(북한판 AK-74 개량형)에 유탄 발사용 20㎜(추정) 총열 및 사격통제장치를 결합한 복합소총이 가짜로 보인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상으로는 그렇게도 보인다. 유탄을 발사하는 총열 길이가 일정하기 않거나 휘어진 것 같다. 98식 보총과 유탄발사기 부분을 끈으로 묶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돌아다닌다.

지난 15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복합소총. 가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군 정보당국은 이미 3년 전부터 이 소총의 사진을 확보하고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복합소총을 양산, 실전배치한다면 우리 군의 대응 전술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군 일각에서는 진짜로 보고 있다. 전조가 이미 3년 전부터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3년 전 정보당국과 방위사업청, 총기 생산업체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 K-11과 비슷한 실루엣을 가진 복합소총을 휴대한 북한군 병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은 대대적인 조사로 이어졌다. 군 당국은 설계도면이나 K-11 복합소총 실물의 유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캤다. 조사 결과 혐의는 없었다.

군 관계자는 “당시 중국도 복합소총을 개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조사가 일단락됐다”며 “그 때 사진이 바로 이번 열병식에서 등장한 복합소총과 동형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성능에는 의문을 표시했다. 복잡한 전자회로가 들어가는 사통장치가 아니라 단순한 레이저 조사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비역 장교는 이에 대해 “설령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우리는 7년째 K-11복합소총의 시험과 양산, 배치, 회수를 거듭하는 반면 북한은 사진이 알려진지 3년 만에 일반에 공개했다”며 “정말로 양산과 실전배치 단계라면 심각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 군의 제대(각급 부대)별 전술 교리도 북한의 신무기에 따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군 당국은 가짜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세평에 안주할 게 아니라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병식에 등장한 신무기보다도 북한군의 사고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 특수전 병력들은 이번 행사에서 한국군도 없는 군장을 선보였다. 전투 장갑이나 무릎 보호대 등은 북한의 병력 운용 개념이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병사들의 무장에도 신경을 썼다. 최대 100발이 들어간다는 헬리켐 탄창을 보급한 점도 주목되지만 러시아 스타일의 전술 조끼도 한국군에 뒤지지 않는다.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북한군 특수전 병사의 확대 사진. 신형 헬멧과 야시경, 대용량 탄창과 전술조끼, 전투장갑 등이 새로 도입됐다. 북한군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부무장인 권총은 체코제 CZ-75를 모방생산한 백두산 개량형으로 한국군보다 신형으로 보인다.
적어도 부무장(副武裝)에서는 우리 특수전 병력보다 낫다. 육군의 정예인 특전사도 개인당 부무장으로 권총을 지급하지 않는 반면 북한 열병식에서 행진한 특수전 병력들은 1인당 1정씩 권총을 체스터 홀스터에 부착한 모습이 포착됐다. 우리 군은 신형 국산 권총이 모자라 창고에 모셔두던 미국제 M-1911 45 콜트 권총을 지급했으나 이 권총은 위력이 커도 1차대전 직후 개발된 구형이다. 장탄수도 17발대 7발로 우리 쪽이 적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부무장이 필요 없다는 장군들이 많아지면서 부무장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에서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특수전 병사를 능가하는 부무장을 갖춘 곳은 해군 특수부대인 UDT/SEAL 정도가 손꼽힌다.

복합소총을 포함해 이번 열병식의 특징은 북한군이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는 방향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특수전 병력은 유사시 한국 곳곳에 침투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새로운 위협을 맞고 있는 셈이다. 우리 군도 변화를 강요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타성에 젖은 행정군대에서 벗어나 위기를 연구하고 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떨어진 셈이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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