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칩셋이 탑재된 ‘갤럭시S8’의 등장으로 통신사들의 속도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SK텔레콤(017670)은 5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는 주파수집성(CA) 기술로 지금보다 40% 빠른 ‘4.5G(세대) 통신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4개와 3개의 주파수대역을 묶고 다중 안테나 기술을 적용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이통사들의 속도경쟁에도 불구하고 최고속도 구현은 갤럭시S8과 최적화된 환경에서만 가능해 대다수 소비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20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개 주파수대역을 하나로 묶는 ‘5밴드 CA기술’을 갤럭시S8에 적용해 다음 달 하순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5밴드 CA의 최고속도는 700Mbps로 현재 최고 속도인 500Mbps보다 200㎒, 40% 빠르다. 800MB 용량의 동영상은 9.2초면 내려받기가 끝난다. 800MB 용량을 내려받는데 3G는 7분24초, LTE 초기 버전은 1분25초, LTE-A는 43초 정도 걸린다.
이처럼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이유는 ‘갤럭시S8’ 덕분이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5밴드 CA’는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9’이 탑재된 국내용 갤럭시S8에서만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여기에 데이터 전송 속도를 2배 빠르게 해주는 ‘4x4 다중 안테나 기술(MIMO)’과 데이터 전송효율을 33% 올려주는 256쾀 기술을 적용해 속도를 높였다.
SK텔레콤은 3밴드 CA와 2개 대역 MIMO, 256쾀 기술을 적용해 올 하반기에는 900Mbps까지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스마트폰은 신호처리 기능제한 때문에 5밴드 CA에는 MIMO를 적용할 수 없다. 또 4밴드 CA에는 한 개 대역, 3밴드 CA에는 두 개 대역이 MIMO 설치의 한계다. 결국 SK텔레콤이 구현한 속도가 현재 단계에서는 최고 속도인 셈이다. SK텔레콤은 “추가로 스마트폰의 신호 처리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 속도를 1.2Gbps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4.5세대 통신 서비스’와 같은 7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KT는 “광대역 주파수 1개와 협대역 주파수 3개로 ‘4밴드 CA’를 적용하고 MIMO 기술을 추가하면 700Mbps 속도가 나온다”고 설명한다. LG유플러스도 “광대역 주파수 2개와 협대역 주파수 1개로 ‘3밴드 CA’와 MIMO 기술을 적용하면 속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보유 주파수와 대역폭이 50㎒로 SK텔레콤(70㎒)보다 적어 속도경쟁에서 한발 뒤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다만 700Mbps의 최고 속도는 갤럭시S8 이상의 최신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하다. 다중 안테나 기술이 갤S8에 탑재된 엑시노스9와 스냅드래곤 835AP 칩셋에서만 구현되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출시예정인 ‘아이폰8’도 5밴드 CA를 지원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속도 경쟁이 지나치게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얘기하는 속도는 최적화된 환경에서 갤럭시S8를 쓸 때만 나온다”며 “대부분의 사용자는 최신 폰으로 바꾸기 전까지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