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테러 경계를 대폭 강화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자 프랑스 정부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날 총격전은 파리 시내에서 시민들과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중 한 곳인 샹젤리제 대로에서 일어나 충격을 배가시켰다.
파리의 주요 관광명소인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대로변에는 명품 상점이 밀집해있고 볼거리가 많아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파리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 거기에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도 샹젤리제 대로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곳에서 테러범이 자동소총을 꺼내 경찰차량을 공격해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은 저녁시간 대선 TV 토론을 시청하던 프랑스인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총격전이 발생한 시간은 오는 23일 열리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마지막 대선 TV토론이 생방송으로 전파를 타고 있던 상황.
총격전 뉴스가 타전되자 11명의 후보의 개별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던 토론이 잠시 중단되고 사회자가 사건 소식을 전했다.
‘프랑스의 안보를 지켜낼 최적임자’라고 자임해온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과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는 테러 소식에 즉각 선거 캠페인 중단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대선이 다가오면서 주요 대선주자들에 대한 경호와 테러 경계령을 대폭 강화해 온 바 있다.
최근에는 수사망을 총동원해 지난 18일 마르세유에서 폭탄과 자동소총을 소지하고 대선 후보를 노린 이슬람국가(IS) 추종 일당 2명을 체포하는 등 개가를 올렸지만, 이번 총격 테러를 막지는 못했던 것.
경찰의 총에 맞고 숨진 테러범은 이전에도 경찰관 살해를 시도한 정황으로 수사당국의 감시망에 올랐던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을 코앞에 둔 프랑스 정부는 경계태세를 대폭 강화하며 테러 위협에 대비하고 있지만, 오래도록 이어진 ‘국가비상사태’로 인해 군경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는 2015년 잇따른 대형 테러 이후 그해 11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일단 대선 1차 투표일인 23일과 내달 7일 결선 투표에 대비해 전국 6만7천여 투표소에 5만여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대테러전문 특수부대와 저격수도 곳곳에 배치해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계획.
하지만 이런 경계강화에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프랑스 대선을 겨냥한 IS의 추가 테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극우에서부터 극좌에 이르기까지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한 11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대선 판도에도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총격 테러와 관련해 21일 오전 8시(현지시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내각에 대테러 대책 강화를 주문할 방침이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