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대표 공약인 ‘트럼프케어(건강보험개혁법·AHCA)’ 입법을 다시 추진한다. 아울러 1호 입법안인 트럼프케어가 무산되면서 발목이 잡힌 세제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내용을 수정한 트럼프케어 법안을 마련했으며 다음주 중 의회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취임 100일을 맞는 오는 29일 전에 트럼프케어를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케어는 지난달 24일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인 프리덤코커스로부터 “무늬만 개정안인 법안”이라는 비난에 직면해 정식 표결까지 넘어가지 못하고 좌초됐다. 이에 백악관은 기존 법안의 틀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당내 반대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수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은 프리덤코커스의 마크 메도스 의장(노스캐롤라이나)과 중도파 투스데이그룹의 톰 맥아서 공동의장(뉴저지) 등을 최근 2주간 만나 협상해왔다.
당내 분열로 트럼프케어가 엎어지면서 덩달아 속도를 내지 못하던 세제개편안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국제금융협회(IIF)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매우 빨리(very soon) 내놓겠다”며 “트럼프케어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세제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이후 가장 대대적인 세제개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케어 협상이 늦어지면서 세제개혁안의 8월 의회 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세제개혁 지연을 예고했던 발언을 뒤집은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므누신 장관이 언급한 세제개편안이 개인 세금을 단순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중간소득자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법인세 역시 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조정될 방침이다. 다만 므누신 장관은 하원의 세금계획안에 포함된 국경세에 대해 “달러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우려하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