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 신약으로는 최초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호주에서 시판 허가 승인을 획득한 앱스틸라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가 국산 바이오신약으로는 최초로 미국·유럽에 이어 호주에서도 최종 시판 허가를 받으며 8조원 글로벌 혈우병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23일 SK케미칼은 앱스틸라가 호주 식약처(TGA)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앱스틸라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 캐나다, 올해 1월 유럽의약청(EMA)로부터 각각 판매 허가를 받아냈다. 현재 일본·스위스 등에서도 허가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중이다.
앱스틸라는 선천적 출혈성 장애 질환인 A형 혈우병 치료제다.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두 단백질을 하나로 완전히 결합해 안정성과 효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혁신적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주 3·4회 투여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주 2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글로벌 임상을 거치며 중대 부작용이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이다.
SK케미칼은 지난 2000년부터 앱스틸라 개발에 착수해 2009년 호주 CSL사에 신약 기술을 수출했고 이후 CSL는 앱스틸라의 생산 및 글로벌 임상·허가 신청을 진행해왔다. CLS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의 독점 판매권을 가진다. 대신 SK케미칼은 앱스틸라의 판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글로벌리서치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영국 등 EU 내 주요 5개국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4조2,000억원, 세계 시장은 8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오는 2020년 세계 시장 규모는 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지난해 9월 미국 내 판매를 시작한 앱스틸라가 연간 3,000억~4,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며 유럽연합(EU) 및 호주 내 판매가 시작될 경우 매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혈우병재단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선 연간 1억 4,000만 유니트의 A형 혈우병 치료제가 처방되고 있으며, 가격은 10유니트당 평균 3~6 호주 달러다.
SK케미칼은 백신·혈액제 등 바이오 신약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가 되기 위한 노력에 매진 중이다. ‘스카이셀플루4’ 등 프리미엄 독감 백신 등의 해외 수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인 사노피와 함께 2020년을 목표로 차세대 폐렴 구균 백신도 공동개발하고 있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백신·혈액제 등 바이오 사업에 대한 오랜 연구개발(R&D) 투자로 일궈낸 성과들이 글로벌에서 역량을 입증받고 있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투자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