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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방송된 ‘시카고 타자기’ 6회에서 유진오는 한세주(유아인 분)에게 계속해서 소설을 써달라는 부탁을 했다. 자신이 유령임을 밝힌 유진오는 한세주에게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 했다. 80여 년 동안 타자기에 봉인돼 있었던 유령이며, 한세주에게 찾아온 이유, 그리고 과거에 한세주와 친구였고 문인이었다는 사실까지.
유진오는 유령의 능력을 이용해 한세주와 전설(임수정 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강아지로 빙의해 한세주와 전설이 만날 수 있게 했고, 한세주가 과거를 볼 수 있도록 하며 믿기 힘든 인연을 납득하게 만들었다. 이날 고경표는 80여 년을 살아온 유령을 맛깔스럽게 소화하며 판타지를 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세 사람의 인연에 개연성을 입혔다.
유령이라는 존재에 놀란 한세주의 곁을 더욱 붙어 다니는 유진오는 장난꾸러기 유령 그 자체였다. 왜 유령이 보이는지 혼란스러운 한세주에게 자신도 모르겠다며 전설에게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유진오는 익살스럽고, 능글맞고 여유로운 개구쟁이였다. 한세주의 집으로 전설이 찾아와 세 사람이 같은 자리에 마주했을 때, 흐뭇해하면서도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한세주와 전설을 쳐다보는 유진오는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유진오가 떠나길 바라는 한세주에게, 꼭 소설을 완성시켜 달라며 간곡히 부탁하는 유진오에게서는 간절함이 돋보였다. 그가 간절한 만큼, 지켜보는 시청자는 마음이 아팠다. 이 같은 모습은 밝음과 묵직함을 동시에 지닌 1930년대의 유진오와 교차되며, 더욱 깊이 있게 와 닿았다. 1930년과 2017년을 오고 가는 유진오는 시청자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주인공 세 사람의 과거가 풀릴수록 더 궁금해진다. 인연의 열쇠는 고경표가 쥐고 있다. 과거의 세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유진오가 기억하지 못하는 마지막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