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경매야 기획전시야...근대화가 희귀작 多 모였네

"지방·온라인 경매시장 넓히자"
서울옥션 26일 부산 첫 단독경매
케이옥션 26일까지 프리미엄경매
도상봉·이인성·이성자등 작품 선봬



이인성 ‘침실의 소녀’, 추정가 6억8,000만~9억원. /사진제공=서울옥션
도상봉 1963년작 ‘해경’, 추정가 1억5,000만~2억5,000만원. /사진제공=서울옥션
분기별로 서울에서 여는 메이저 경매에 주력해 온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지방 단독경매와 온라인 프리미엄 경매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컬렉터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희귀작을 대거 포진해 경매지만 마치 미술관급 근현대 기획전시를 방불케 한다.

서울옥션(063170)은 오는 26일 처음으로 부산 단독경매를 노보텔 앰버서더호텔 내 서울옥션 부산점에서 연다. 출품 작품 수는 총 42점이지만 근대화가의 주요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여 전체 규모는 약 65억원(낮 은 추정가) 정도다.


눈에 띄는 작품은 라일락 등 화병 정물로 유명한 도상봉이 부산 해안풍경을 그린 1963년작 ‘해경’이다. 안정감 있는 구도에 전반적인 푸른 색감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추정가는 1억5,000만~2억5,000만원. 고궁 등 정적인 풍경을 주로 그리던 도상봉은 1960년 이후에는 물결치는 바다 등 동적인 풍경에 새롭게 도전했다.

장욱진의 1963년작 ‘월목’ 추정가 3억~5억원. /사진제공=서울옥션
유영국 ‘작품(Work)’ 추정가 1억8,000만~3억원. /사진제공=서울옥션
장욱진의 ‘월목’(이하 추정가 3억~5억원)도 희귀작이다. 아래로 불룩한 반달과 나무를 그려 월(月) 자와 목(木) 자를 형상화 한 일종의 문자도이다. 흙빛 바탕색 위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달 그림이 고즈넉한 느낌을 자아낸다. 작가의 첫 개인전 때 출품됐던 의미있는 그림이다. 근대화단의 귀재이나 요절한 화가라 시장에 작품이 잘 나오지 않는 이인성의 그림이 3점이나 나왔다. 발가벗고 돌아 서 있는 딸 애향을 그린 ‘침실의 소녀’(6얼8,000만~9억원)는 단조로운 화면 속에 섬세한 인체 묘사와 아득한 분위기를 담은 수작이다. 반라의 여인을 그린 ‘나부’와 대구에 이인성 사과나무거리가 조성될 정도로 대표작이라 할 만한 ‘사과나무’ 등이 함께 선보인다. 산(山)의 화가인 유영국이 휘감듯 도는 강을 주인공처럼 그린 ‘작품(work)’, 김환기의 1953년작 ‘정물’ 등 서정적인 그림과 박수근의 ‘여인’, 천경자의 ‘여인’ 등 주요작가들의 대표작이 총출동했다.

이성자 ‘산과 바다 3월 No.2’. 추정가는 6,000만~1억2,000만원이지만 시작가는 4,000만원부터다. /사진제공=케이옥션
오세열 1974년작 ‘무제’. 추정가는 2,000만~4,000만원이지만 시작가는 600만원. /사진제공=케이옥션
일반 온라인 경매보다 작품값이나 수준이 한 단계 위인 케이옥션의 프리미엄 경매가 오는 26일 마감된다. 이 경매에 특별전처럼 선보이는 ‘의외수작’은 작고한 수장가의 근현대 소장품 40여 점이 눈을 끈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1세대 여성화가 이성자의 화풍이 잘 드러나는 ‘산과 바다 3월 No.2’(6,000만~1억2,000만원), 아이같은 순수한 그림으로 유명한 오세열의 1974년작 ‘무제’(2,000만~4,000만원), 추상화가의 젊은시절 고뇌가 고스란히 보이는 류희영의 ‘환희’(2,000만~3,000만원) 등이 경매에 오른다. 한묵부터 문범까지 근대미술의 태동기부터 1970년대 이후까지 미술사의 전개를 한번에 볼 수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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