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판 밸리, 4차 산업혁명 중심축 될 것"

조은희 서초구청장, 대형 프로젝트 '뚝심 추진'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차량 분산
교통흐름 개선, 지상부 녹지 확보
양재동 일대 'R&CD 특구' 만들어
규제완화 통해 기업유치 총력
중앙정부와 서울시도 공감대 형성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가능하겠습니까”는 기자의 질문에 조은희(사진) 서초구청장은 단호했다. 그는 “내기 하실래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한남나들목에서 양재 R&CD 특구, 판교 테크노밸리에 이르는 지역인 ‘한양판 밸리’의 핵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축이 될 사업입니다. 꼭 이뤄낼 겁니다”고 대답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목소리에는 한껏 힘이 실려있었다. 그는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하기 어려운 대형 프로젝트를 뚝심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양재∼한남 나들목 6.4㎞ 구간)와 양재 R&CD(연구개발 및 산업생태계) 특구 개발 사업이다. 경부고속도로의 교통 문제는 이미 한계점에 달하고 있고 국가적으로도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지난 1970년 개통 이후 경부고속도로 교통량이 100배 늘었죠. 특히 서울 관문인 서초구간에는 만성적인 교통 정체고 분진·소음 등 문제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사람으로 치면 동맥경화에 빠진 셈이죠. 이걸 뚫겠다는 겁니다”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지하에 2개 터널을 뚫어 강북과 올림픽대로로 이어지는 교통량은 급행 터널인 대심도로, 서초·강남 등 도심지 이용 차량은 완행 터널인 저심도를 이용하도록 이원화해 교통흐름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위쪽이다. 기존 도로가 있던 지상부에 생기는 0.6㎢ 녹지는 다양한 문화·상업시설로 조성된다.


조 구청장의 ‘큰 그림’은 하나 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연구소와 함께 중소기업 연구소 300여곳이 밀집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우면동 일대 3.78㎢를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양재 R&CD 특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특구사업은 상대적으로 진척이 빠르다. 구는 이달 말 서울시와 함께 이 지역을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중소기업청에 신청할 계획이다. 지정이 되면 각종 규제는 지자체의 결심에 따라 대폭 완화되고 기업의 유치는 강화된다. 계획대로라면 7월 말 결론이 나오지만, 대선으로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조 구청창은 “전국에 190여개 지역특화발전특구가 지정돼 있지만, 양재 R&CD 특구는 ‘지식기반’ 연구단지를 특화한 첫 번째 사례”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이러한 사업들이 ‘강남 특혜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하자 조 구청장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그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떤 것이 미래의 경쟁력이 될 것인가에 있어요”라며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질 한양판 밸리가 제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라고 자신했다. ‘한양판 밸리’는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 구간 지하화로 생기는 0.6㎢ 지상부에 조성된 문화·상업시설(한)과 양재 R&CD 특구(양), 판교 테크노밸리(판)이 합쳐진 말로 조 구청장이 만들었다.

그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와 양재 R&CD 특구에 대해서는 서울시를 비롯해 중앙정부에서 많은 공감대를 이뤘다”며 “이뤄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최수문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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