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24~25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BW 청약을 받는다. 주주 우선 공모방식으로 실권이 발생하면 오는 27~28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만기 5년으로 이자율은 2%이며 조기상환청구 권리는 발행 후 3년부터 생긴다. 조달되는 5,000억원은 대형 가스터빈 사업의 신규 투자에 사용된다.
증권가도 두산중공업의 현 주가가 바닥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주가 반등을 점치는 쪽은 이번 자금 조달의 성격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고 주가도 충분히 조정됐다고 주장한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발전시장의 트렌드가 석탄에서 친환경 가스발전 설비로 전환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20일 기재정정을 통해 최종 확정한 BW의 주당 행사가액은 2만3,450원이다. 신주인수권이 전량 행사될 시 발행되는 주식 수는 2,132만1,961주로 기존 발행주식의 15.16%에 해당한다. 주주 가치가 그만큼 희석돼 주가 하락요인(오버행)이지만 이미 2월 초 대비 17.69% 하락해 신주 발행 오버행 이슈가 해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 21일 최대주주인 두산이 약 920억원 규모의 구주주 청약에 참여한 것도 긍정적이다.
이에 반해 BW 발행 이후에도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주 가치 희석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달금액으로 투자할 신규 사업에서의 예상 투자 수익도 아직 계산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견고한 수주실적과 주력인 원자력 사업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긍정적이지만 이미 현재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16~17일 계열사인 두산건설의 1,500억원 규모 BW 청약이 투자자의 철저한 외면 속에 실패한 점도 부담요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BW 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BW 발행 이후에도 꾸준히 실적을 내는 기업은 소수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