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실종에 ‘남탓’하다 끝나버린 대선 TV토론

沈, 劉, 安 “洪 사퇴하라”
洪, 文·安 네거티브 공방에 “초등생 토론”

중앙선관위 토론회 참석한 대선후보/연합뉴스
5당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정책 검증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토론 태도를 지적하며 ‘남 탓’으로 돌리는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끝났다.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후보자들은 설전을 벌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돼지 흥분제’ 논란과 관련해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홍 후보의 질문을 받고서는 카메라를 응시한 채 “사퇴하라고 말씀드렸다. 얼굴을 보지 않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홍 후보에게 검찰개혁에 대해 질문하면서도 카메라를 보며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이에 홍 후보는 “안 후보는 저를 보고 말하시죠. 국민이 참 조잡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진실공방을 벌였다. 문 후보는 발언 도중 유 후보가 치고 들어오자 “자자 끊지 마세요. 끊지 마세요. 다시 한 번 확인해보시고 그래도 의문 있으면 다음 토론에서 질문해주시고”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상임위를 열어 양측에 제기된 의혹을 해결하자고 답변을 요구하자 문 후보는 “손드시죠”라며 사회자로부터 질문 권한을 먼저 받으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안 후보는 “딸 재산과 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둘 다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국회 상임위를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문 후보는 “이 질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저는 이미 해명이 끝났고, 안 후보님이 열심히 해명하시라”고 맞섰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네거티브 공격’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공방을 벌이자 홍 후보는 대선토론이 아니라 초등학생 토론 같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문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홍 후보에게 “성완종 회장 메모에 나와 있는 홍 후보님은 유죄냐”고 물었고, 홍 후보는 “그렇다면 (참여정부 때) 문 후보가 왜 두 번씩이나 (성완종 회장에 대해) 사면을 해줬나”고 받아쳤다. 문 후보는 “그만하시죠”라며 화제를 돌렸다.

심 후보와 유 후보 간 공방도 벌어졌다. 심 후보가 ‘송민순 문건’ 논란과 관련해 문 후보를 옹호하면서 유 후보에게 “색깔론을 극복하는 게 보수가 다시 태어나는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후보는 “왜 북한을 선거에 이용한다고 하느냐. 심 후보까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문 후보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받아쳤다.

심 후보는 “문 후보와 다르다 그렇게 엮지 말라”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안 후보에게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최근 유세에서 “초대 평양대사를 하고 싶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박 대표와) 합의를 했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어휴, 실망이다. 북한과 관계가 언제 개선되겠느냐”라며 박 대표가 이날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을 들어 반박했다.

이번 토론은 직전 토론처럼 스탠딩 방식을 유지했지만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토론규정에 따라 후보들은 미리 준비해온 자료를 참조할 수 있었다. 안 후보와 홍 후보는 문 후보를 상대로 질의할 때 관련 자료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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