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챗봇 모바일 고객센터 화면. /사진제공=풀무원
유통업계에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는 이제 단순 트렌드가 아닌 필수가 됐다. 회원 모집이 어려운 자사 홈페이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네이버·카카오톡 등 유력 IT 플랫폼을 활용해 얼마든지 서비스 이용자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피자·치킨 등 상당수 외식업체는 올 초부터 푸드테크 서비스에 앞다퉈 뛰어들었고 다른 식품업계도 이에 대한 준비에 분주하다.풀무원은 푸드테크 서비스에 가장 앞서는 식품기업 중 하나다. 풀무원은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기반의 ‘챗봇’ 모바일 고객센터를 오픈하고 24시간 고객 상담에 나섰다. 풀무원은 챗봇을 통해 모바일 고객센터인 ‘풀무원 고객기쁨센터’를 열고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주문 변경 등 복잡한 고객 응대까지 가능케 했다.
예를 들어 기존 챗봇 고객센터 운영 업체들의 경우 주문·취소와 같은 단순 기능밖에 담지 않았지만, 풀무원 챗봇 고객센터는 고객이 물어보는 다양하고 복잡한 질문에 대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답변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 고객 상담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유형별로 분석해 고객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 적용했다.
기자는 직접 카카오톡에서 ‘플러스친구’ 검색란에 ‘풀무원 고객기쁨센터’를 검색, 친구로 추가했다. 채팅창 하단에 △주문 조회·변경 △외부몰 주문 조회·변경(티몬·11번가 등) △무료체험 신청 △풀무원에 문의하기 △자주하는 질문 △정기배송 가능 여부 확인 △녹즙 배달 가맹점 찾기 △풀무원 알아보기 △동의 철회하기 등의 메뉴가 떴다. 각 메뉴를 누르거나 채팅창에 입력하면 즉시 고객센터 답변이 뜨는 게 인상적이었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일단 개인정보 수집 이용에 동의해야 했다. 채팅창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휴대폰으로 인증번호 4자리가 전송됐다. 이를 채팅창에 입력한 뒤 최종적으로 고객 이름을 넣으니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났다.
기자는 여러 서비스 가운데 무료체험 신청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하단에서 해당 서비스 버튼을 누르거나 ‘무료체험 신청’이라고 채팅창에 쓰면 됐다. 고객센터에서 곧바로 현재 체험 가능한 제품은 이유식과 녹즙이라고 제안했다. ‘베이비&키즈 체험단’은 매주 월요일 추첨으로 선정되며 1팩(색상 랜덤)이 발송되고, 녹즙은 신청한 모든 사람에게 체험 기회를 주며 3개까지 시음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이유식을 입력한 뒤 안내에 따라 집 주소를 채팅창에 넣었다. 이후 검색된 주소 가운데 맞는 것을 골라 번호를 넣은 뒤 상세 주소를 입력하고 초기, 중기 이유식 가운데 초기 이유식을 선택했다.
접수는 됐지만 혹시나 배송 불가 지역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정기배송 가능 여부 확인 버튼을 눌렀다. 제품인 베이비밀을 입력하고 간단한 집 주소를 넣자 다행히 가맹점 정보가 뜨면서 가능지역으로 안내됐다.
다음 주 월요일이 되자 체험단에 선정됐다는 문자가 왔고 그로부터 3일 뒤 신청한 소량의 베이비밀 이유식이 집에 도착했다. 풀무원 가맹점에 전혀 연락하지 않고도 몇 번의 입력만으로 제품을 배송받은 것이다.
아쉬운 점은 풀무원 회원 가입은 해당 서비스에서 불가하다는 점이다. 회원 가입은 풀무원 홈페이지나 유선을 통해서 해야 된다. 기자는 비회원이라 체험 서비스만 겪었지만 회원일 경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훨씬 많다. 예컨대 최근 3개월 동안 고객이 주문한 이력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으며, 배송 스케줄이나 배송지, 주문상품도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되는 고객은 일정기간 동안 배송을 중단할 수도 있다. 쿠팡, G마켓, 티몬, 11번가 등 외부 쇼핑몰에서 구입한 제품도 제품 주문번호만 입력하면 조회가 가능하고 배송 스케줄과 주소지를 변경할 수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