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소비 불씨 살리려면

[앵커]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 기미를 보이기는 있지만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소비 심리가 냉랭하다는 뜻인데요.

소비가 살아야 경제도 사는 만큼 소비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내수활성화 대책을 내놨고 유통가에서는 황금연휴를 공략해 세일행사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소비 활성화보다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금융증권부 정하니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소비심리 이야기를 해보죠. 국내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여전히 주요 선진국들 중 꼴찌수준이라고요?

[기자]

네. 최근 국내 소비심리가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지만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하위권이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각국의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신뢰지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회원국 평균인 100.56에 못 미치는 99.06으로 나타났는데요. 100 이하라는 것은 앞으로 6개월 내 소비자 경기가 침체라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해 8월만 해도 100을 넘었는데 올해 1월 98.7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바닥을 친 뒤 두 달 째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OECD 32개국 중 30위로 꼴찌에서 세 번째였습니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그리스와 터키뿐이었는데요.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소비 수준이 냉랭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앵커]

이렇게 소비심리가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소득이 정체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가계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입니다. 이처럼 소득이 제자리걸음인데 반해 물가는 오르고 가계 빚은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가계가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지구촌 경제는 나아지고 있다는데 우리도 이런 기류에 편승하려면 소비가 살아나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최근 글로벌 교역도 활발해지고 있고 국제 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서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글로벌 투자와 무역 등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3.5%로 올렸습니다.

실제로 주요 경제 권역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 유로존은 소비와 투자가 개선되면서 완만한 경기 회복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수출이 많은 신흥국 경기도 회복세가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우리 역시 최근 수출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 등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는데요.

하지만 내수 회복을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소득이 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죠. 한국개발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5%로 올렸지만 앞으로 소비 둔화가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제 성장도 어렵다는 거죠.

[앵커]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 소비가 중요한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할 텐데요.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놨습니까?

[기자]

정부는 지난 2월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여러 소비활성화 대책을 내놨는데요.

매달 하루를 4시에 퇴근해 가족과 함께 하는 날로 지정하는 유연 근무제도 있고 관광 활성화를 위해 봄 여행주간 동안 5대 관광열차 이용료를 할인해 준다거나 KTX등을 조기 예약하면 할인혜택을 주는 내용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일자리를 늘리고 가처분소득을 높여주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소비도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긴 연휴, 조기 퇴근이라도 돈이 있어야 외식도 하고 여행도 간다는 거죠.

[앵커]

지난주까지 진행했던 백화점 봄 정기세일 결과가 시원찮았던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유통업계는 5월 황금연휴를 노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화점들은 얼마 전 역대 최대라며 대대적인 봄 정기세일을 진행했지만 1년 전 세일에 비해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습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모두 매출이 2%대 역신장했는데요.

백화점들은 봄 정기세일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5월 초 황금연휴에 대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다양한 경품행사와 할인행사 등을 마련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포토스튜디오를 만들고 캐릭터 퍼레이드를 진행하는가 하면 가족 고객을 위한 문화 공연을 마련하는 등 체험형 이벤트와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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