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전 세계 주요국들과 무역장벽을 없애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시동을 걸면서 최대 목표가 ‘교역 확대’가 아닌 ‘무역적자 해소’라는 점을 공식화하기 시작했다. 23일(현지시간)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4일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워싱턴DC에서 만나 EU와 무역협상인 범대서양투자무역동반자협정(TTIP)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며 “EU와의 무역관계에서 과도한 적자를 줄이는 것이 (협상의) 최대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대EU 무역적자가 1,460억달러 내외로 중국(3,470억달러)에 이어 2위 수준임을 상기시켰다. 협상 재개의 목표가 양자 간 무역 확대가 아니라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라는 점을 시작 전부터 분명히 한 셈이다.
로스 장관은 이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를 제외하면 중국·EU·일본 등 주요 3개국이 미국 무역적자의 원천”이라며 “나프타 재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고 이들 3개국 중 최적의 다음 상대를 찾을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도 내놓았다.
로스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주요 교역국들과 양자협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이들을 사전 압박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협상 태도 변화는 국제 통상회의의 초점마저 바꾸고 있다. FT는 지난주 말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춘계회의 공동성명에서 종전에는 각종 국제기구 성명에 들어갔던 ‘보호무역에 저항한다’는 표현이 빠진 점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에 교역 상대국들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마저 삼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