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같은 자연현상의 예측과는 달리 대선 결과 예측과 같은 정치나 사회 현상을 예측하는 일에는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함정은 개개인의 가치관·신념·편견·이데올로기와 같은 주관적인 요소들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보수나 진보 같은 정치적 성향도 예측 결과를 좌우하는 변수다. 이 같은 주관적 요소들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확증 편향’의 원인이 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다 보니 객관적 실체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지를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로만 생각한다면 그 사람의 예측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개인의 경험도 미래 예측과 전망을 하는 데 큰 함정이 된다. 지난 몇 년간 집값이 올랐다는 경험만으로 앞으로 계속 집값이 오른다고 전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사례를 보면 대다수는 오랫동안 집값이 올랐다는 과거의 경험적 패턴이 미래에도 지속되리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검은 백조(블랙스완)’ 문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오랫동안 우리 경험에는 흰 백조밖에 없었다. 하지만 호주에 가보니 검은 백조가 있었고 그 결과 우리는 더 이상 ‘모든 백조는 흰색’이라고 우길 수 없게 됐다. 과거의 경험에만 매몰된다면 변곡점을 예측할 수 없다. 새로운 발견도 어렵고 새로운 인물의 선택도 어렵다.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도 늘 회의주의적인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단순화도 미래 예측과 전망의 큰 함정이다. 미래의 특정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변수는 대단히 복합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한두 가지 변수만으로 미래 예측을 시도한다. 금리 하나만으로, 혹은 인구구조의 변화만으로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전망하는 식이다. 이런 전망은 과거 사실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을 미래 예측으로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
올해를 특징짓는 단어로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세계의 정치·경제 질서도 혼란스럽고 오는 5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도 상당 기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 함정에 빠지지 말고 ‘관찰’과 ‘통찰’에 기반해 새로운 미래를 기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