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AI 등 신기술 테스트베드를 담당하는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해 AI 기술 선점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디지털전략부 내에 디지털전략팀과 디지털신사업팀 등을 둬 AI 기술 개발부터 신기술 적용 사업까지 총괄하게 된다. 통상적인 인사 시즌도 아닌데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조치로 연임에 성공한 이광우 은행장이 디지털금융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음성인식 AI뱅킹 소리(SORi)를 내놓고 여기에 홍채인식 서비스를 더해 스마트폰 일부 기종에서는 목소리와 홍채만으로 이체 환전 등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소리’에 네이버 음성인식 기술을 제휴해 네이버 쇼핑 등에서 우리은행 음성인식으로 바로 결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고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위 은행들이 디지털부서를 잇따라 확대·강화하면서 은행권에서는 디지털금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도 여러 사업그룹별로 분산돼 있던 디지털 부서를 한군데로 통합하는 디지털 부문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돌풍으로 시중은행들이 긴장 모드에 접어든 상황에서 내부 디지털조직을 강화해 전면 대응에 나서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조직개편을 통해 AI에 사활을 거는 등 AI 도입은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은행뿐만 아니라 현대카드는 고객상담 등에 IBM 왓슨을 적용해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를 24시간 고객 응대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핵심부서가 전략기획부(종합기획부)나 인사부 등이 기존 강자였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금융부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보수적인 은행에서도 외부 전문가를 영업하려는 움직임도 수면 아래에서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