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서울경제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은과 국제 소득 및 부 연구학회(IARIW)가 공동개최하는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국내총생산(GDP)을 통해 물적, 양적 성장을 정확히 측정하는 한편, GDP가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질’도 균형 있게 측정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시점”이라며 “GDP는 디지털 경제나 공유경제와 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연구단체인 IARIW가 한국에서 국제콘퍼런스를 열기는 처음이다. 이 총재는 GDP가 환경 훼손과 소득과 부의 분포, 그리고 국민의 ‘삶의 질’ 변화 등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총재는 “(GDP의 개선 방향과 관련)디지털 경제나 제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다양한 신산업 대두와 관련해 기초자료를 확충하고 측정방법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계정통계가 일반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뿐 아니라 그 분포도 보여줄 수 있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런 언급은 GDP 통계가 우리 경제의 모든 면을 담기엔 한계가 있다는 발언이다. 지난해 5월에도 디지털 경제의 확산으로 GDP 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GDP 거시경제의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이지만 국제적으로 GDP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GDP의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27일까지 진행될 콘퍼런스의 주제는 ‘GDP를 넘어 : 경제적 웰빙 측정의 경험과 향후 과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경제분석국(BEA) 등 해외통계 유관기관의 전문가와 세계 주요 대학의 교수 등 국외 참가자 50여 명을 포함해 약 180명이 참석했다. IARIW 회장인 알버트 브락만 독일통계청 국민계정국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콘퍼런스는 웰빙 측정에 대한 지식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소아 부르기뇽 파리경제대학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에서 ‘기회의 불평등 측정’에 관한 최근 연구를 소개하고 관련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또 함께 참석한 마틴 듀홍 OECD 통계국장은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건강, 재능 등 비경제적 요소에서 불평등이 정확히 측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