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으로 대표되는 오디션프로그램의 몰락은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 전성시대에 큰 기여를 했다. 2009년 시즌1을 시작으로 오디션프로그램의 인기를 이끌었던 ‘슈퍼스타K’의 경우 약 8년 동안 이어져 오면서 초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신선함’을 잃게 됐다. 신선함이 사라진 자리 식상함이 자리 잡게 됐고, 이에 방송사는 대중의 구미를 이끌어낼 만한 새로운 것을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때마침 들어온 것이 바로 연습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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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적게나마 있었던 심사위원의 역할을 대폭 줄이고 시청자들의 권한을 대폭 증가시키면서 직접 ‘아이돌 프로듀서’로 나선 듯한 착각과 재미를 더한 것도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에 한몫했다. 시청자들의 비중이 점점 늘어날수록 프로그램과 시청자들의 쌍방향 소통을 이끌어 냈고, 이는 전보다 대중이 원하는 ‘니즈’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력있는 연습생들이 늘어난 것도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에 한 몫 했다. ‘프로듀스101’이 성공한 이후 ‘소년24’ ‘아이돌마스터.KR-꿈을드림’(‘아이돌마스터.KR’) SBS ‘K팝스타6’ 등 유사 프로그램이 점차 늘어남에도 인력이 계속 채워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데뷔를 목표로 하는 이들이 많다는 반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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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평론가는 연습생과 오디션프로그램이 만난 또 다른 이유로 기획사와 방송사의 ‘윈-윈을 꼽기도 했다. “아이돌 가수 중에서도 기성가수 못지않게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다”고 운을 띄운 최 평론가는 “기획사 측면에서는 이런 이들이 데뷔하기 전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팬덤을 형성할 수 있고, 방송사에서는 신선함과 화제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즉 서로가 좋은 쪽으로 방향을 맞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또한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에 대해 “이전에는 오디션 프로그램하면 일반인들이 나와서 데뷔를 하는 걸 하나의 모토로 삼았는데 이제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색깔로는 더 이상 경쟁이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연습생이라는 위치가 어떻게 보면 반 정도 준비된 이들 아니냐. 준비된 친구들, 반쯤 검증된 친구들의 경쟁 이런 것들을 새로운 이야기로 잡아낸 것”이라고 정리했다.
다만 정 평론가는 “연습생들을 끌어들임으로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를 일정부분 뛰어넘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할 것은 다 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는 하지만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기 힘든 흐름이기도 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