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한여름 통학버스에 유치원생을 8시간 동안 방치해 중태에 이르게 한 버스 기사에 실형이 확정됐다.

26일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금고 6개월을 선고받은 임모(52)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주임교사 이모(35)씨 또한 원심의 금고 5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금고형은 징역형처럼 교도소에 수감되나 노동은 하지 않는 형벌을 말한다.

광주 모 유치원에서 일하는 이들은 작년 7월 29일 25인승 통학버스에 A(당시 3세)군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8시간 가량 방치했다. 당시 낮 최고기온은 35.3℃에 달했다.


임씨는 버스가 유치원에 도착한 뒤 차량 내부를 자세히 살피지 않고 A군을 남겨둔 채 버스의 문을 닫았다. A군의 등원을 확인했어야 할 이씨도 원생 명단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A군이 출석했다고 출석부에 적었다.

그러는 사이 한낮의 폭염 속 버스 내부의 온도는 42℃까지 올라갔다. 결국 A군은 열사병에 걸리고 무산소성 뇌 손상을 입었다. A군은 현재까지도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통학버스 관련 아동 사고가 빈발하면서 아동 보호 의무와 규정이 강화돼 수송과 보호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중대 과실로 이어졌다”면서 이들에게 금고형을 내렸다. 2심과 대법원도 1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함께 기소됐던 통학버스 인솔교사 정모(28)씨는 1·2심에서 금고 8개월형을 받은 뒤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