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수제맥주 세제혜택 확대한다...350㎖ 제품값 600원 싸질 듯

 생산설비 75㎘ 기준 稅 경감
 기준 없애거나 대폭 축소 추진
 맥주 제조 첨가재료 제한도 해제



정부가 국산 수제 맥주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75㎘(생산시설 규모)를 기준으로 해 20~60%의 세금 경감 혜택을 주고 있는데 규모의 기준을 없애거나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1만㎘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수제 맥주 제품에 붙는 세금도 줄어 350㎖ 제품의 가격은 600여원 싸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수제 맥주에 대한 세금 경감 범위를 넓히고 맥주의 재료도 대폭 푸는 것을 골자로 한 수제 맥주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제 맥주를 만드는 중소 규모 사업자에게 가격 경쟁력은 가장 큰 장애물이다. 마트에서 팔리는 350㎖ 맥주는 대기업 제품은 대부분 1,000원 안팎이고 수입 맥주도 할인을 거치면 2,000원을 밑돌지만 국산 수제 맥주는 4,000~6,000원에 이른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수제 맥주는 소수의 마니아들만 찾을 뿐 성장은 정체돼 있다. 더욱이 세금 경감 혜택이 소규모 업자에게 집중되다 보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생산시설의 규모가 75㎘ 이하인 소규모 맥주 사업자에게 생산량에 따라 20~60% 세금 경감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75㎘ 기준이 너무 낮아 △중규모 업자는 세제 혜택의 효과가 없고 △소규모 업자는 세제 혜택을 잃을까 봐 생산량을 안 늘리고 원가 절감도 하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시설 규모가 75㎘면 연간 생산량이 잘해야 800~900㎘ 정도인데 업계는 1년에 1만㎘ 이상은 생산할 수 있어야 생산가격 절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원책이 있어도 국산 수제 맥주의 시장점유율은 수년째 0.1~0.2%에 그치는 이유다.

이에 정부는 시설 규모 기준을 없애거나 연간 생산량에 따라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규모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커지고 소규모 사업자도 투자를 확대해 원가 절감을 꾀할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제 맥주의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어 시장 확대에 조금은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하 효과는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가 시설 규모 기준을 없애고 세금 경감 범위를 연간 생산량 2만㎘ 이하로 확대한다고 가정하고 가격을 예측해본 결과 연간 1만㎘를 생산한 중소기업의 수제 맥주 세금(350㎖ 기준)은 1,751원에서 1,401원으로 싸지고 출고가는 3,301원에서 2,641원으로 낮아졌다. 유통 과정에서 가격은 다소 높아질 수는 있지만 지금보다 600여원 낮아지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맥주 제조의 첨가재료 제한도 푼다. 현재는 보리·쌀·감자 등으로 첨가재료가 제한돼 있지만 앞으로는 식품위생법이 허용하는 모든 식품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한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맛의 수제 맥주 개발도 가능해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소 규모의 맥주 사업자가 경쟁력을 키우면 수입 맥주의 공세도 방어할 수 있고 산업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은 추가적인 연구 검토, 의견 수렴을 거쳐 올 하반기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