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과 LG화학(051910)·한화케미칼(009830) 등 국내 화학 ‘빅3’의 1·4분기 실적이 ‘역대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3년 이후 국제유가 상승에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투자와 설비를 줄인 것과는 달리 국내 화학 기업들은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최근의 우호적인 수급상황과 맞물려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롯데케미칼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1% 증가한 8,152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4분기에 7,3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1분기 만에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창사 이래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처음 돌파했다. 매출액도 3조9,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9% 증가했다.
이에 앞서 LG화학도 올해 1·4분기 매출액이 6조4,867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역시 7,969억원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LG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도 업계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3대 화학기업 중 하나인 한화케미칼의 실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11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이 2,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4·4분기(1,381억원)와 지난해 동기(1,428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3대 석유화학업체들의 주가도 기관의 매수세를 등에 업고 저점을 높이고 있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5일 연속 상승세에서 잠시 쉬어가는 듯 1.82% 하락하며 35만1,500원을 기록했지만 탄탄한 기관의 수급이 뒷받침 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국내 3대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는데다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가 올 초 크게 벌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말 1톤당 550달러 선에서 올해 초에는 570달러 선까지 올랐으며 합성고무의 재료로 쓰이는 부타디엔의 가격도 1톤당 3,0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아울러 가성소다와 TDI 등 다른 석유화학제품 가격도 강세다.
이런 상황에서 3~4년 전 국제유가가 정점을 찍으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은 신규 투자와 증설을 줄인 반면 국내 업체들은 오히려 증설 등에 나서면서 늘어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석유화학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공급이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