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KBS 미디어)에서 오래전부터 좋아해 온 구정희(윤상현)를 차지하기 위해 얼굴과 이름까지 바꾼 후, 그의 아내 심재복(고소영)에게 접근, 단란한 가정을 깨뜨려버린 이은희(조여정). 정희를 향한 집착에 광기 어린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조여정의 美친 연기는 은희를 설득시키고 있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사진=kbs
아이를 갖지 못해 화목한 가족을 이웃으로 두고 싶다며 재복을 2층에 끌어들인 은희. 극 초반에는 상냥함과 친절함에 그 말이 진실인 듯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본색을 드러냈다. 정희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재복의 아들 진욱(최권수), 딸 혜욱(김보민)에게는 엄마 행세를 했다. 재복의 사장 홍삼규(인교진)를 돈으로 매수해 야근을 시키며 그녀가 아내, 엄마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없게끔 방해한 것.재복과 정희가 이혼을 한 후에는 그를 본부장에 앉혔고, 권력을 미끼로 적극적인 대시를 펼쳤다. 동시에 욕망에 눈이 먼 정희가 애정공세를 받아주자, 둘 만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광기 어린 집착을 시작했다. 정나미(임세미)가 정희 앞에 나타나려 하자, 유리를 밟은 고통도 잊은 채 맨발로 추격전을 펼쳤다. 정희가 딸 혜욱 걱정에 약속 시간을 미루자, 아이의 애착 인형을 훔쳐 가위로 난도질했고, 그가 재결합을 고민하자 재복을 정신병원에 감금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사이코’, ‘광녀’라고 불리는 은희는 조여정의 연기로 설득력을 더했다. 어린 시절 학대당한 트라우마 때문에 어딘가 공허하고 불안한 은희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기 때문. 정희의 다정한 눈빛 하나에 콧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은 기본, 생글생글 미소를 짓다가 일순간 돌변, 광기를 폭발시키는 등 간담을 서늘케 하는 시리즈들이 펼쳐졌지만, 어쩐지 연민이 가는 이유다. 끝없는 악행으로 욕을 먹는 게 이상할 리 없지만, 설득력 있는 연기로 되려 이해받고 있는 것.
사이코마저 빛내는 조여정의 연기로 남은 2회, 정신 병원에 입원당한 은희가 어떤 행보를 펼칠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는 ‘완벽한 아내’. 오는 1일 밤 10시 KBS 2TV 제19회 방송.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